만개한 오마이걸, 서지음 작사가와 함께쓰는 성장동화 [명희숙의 딥썰]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걸그룹 오마이걸이 활짝 만개했다. 씨앗을 움트게 하고 꽃을 피우기까지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가사가 함께 했다.

오마이걸의 성공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차분하게 계단을 밟아가며 자신들만의 뚜렷한 색을 음악에 입혀나갔고, 탄탄한 실력으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곡 '살짝 설렜어(Nonstop)'는 그동안 뚜렷한 궤를 이어갔던 오마이걸의 매력의 정점을 보여준 곡으로, 설렘을 자극하는 솔직한 가사와 청량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여기에 오마이걸의 파워풀한 댄스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슬로우 스타터였던 오마이걸은 만인의 인정을 받으며 정점에 올랐다.

지금의 오마이걸의 컬러를 만드는데 작사가 서지음을 빼놓을 수 없다. 오마이걸 특유의 신비하면서도 청량한 매력은 'Closer(클로저)'부터 두드러진다.

한 걸음 closer 내 맘/한 뼘 closer to you/하늘을 스치는 별에 내 맘을 담아 보낼게/

장면이 그려지는듯한 노랫말과 마음을 고백하기 전 떨림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단어들은 오마이걸이 단순히 다른 '청순 걸그룹'과는 뚜렷하게 선을 그을 수 있는 자신감이 됐다.

이어 '비밀정원', '불꽃놀이', '다섯번째 계절', '번지'와 '살짝 설렜어', '돌핀'까지 순정만화의 여자 주인공을 연상케하는 서지음의 노랫말은 차곡차곡 쌓여서 지금의 오마이걸을 그려냈다.

기존 남자 아이돌 그룹이 뚜렷한 세계관이나 연작 앨범 등으로 콘셉트를 공고하게 다져나가고 이미지를 굳혀왔던 반면 여자 아이돌 그룹의 경우 청순 or 섹시라는 틀에 박혀 다양한 매력을 담아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대중이 여자 걸그룹을 소비하는 방식이었던 만큼 크게 벗어나기 어려웠고, 공식을 다소 벗어난 오마이걸은 마이너하다는 지적 또한 뒤따랐다.

그럼에도 오마이걸은 꾸준히 일관된 언어로 자신들의 노래를 이어왔다.

내 맘이 방심할 때마다 불쑥 나타난 뒤/헤엄치듯 멀어지는 너/또 물보라를 일으켜/

수록곡 '돌핀'이 앨범 발매 후 타이틀곡 '살짝 설렜어' 못지 않은 인기로 역주행을 했던 이유에는 그동안 오마이걸이 걸어왔던 길과 궤를 함께하는 곡이기도 하다. 타이틀곡 못지 않게 오마이걸스러운 가사와 곡 분위기는 더이상 마이너한 음악이 아닌 대중이 함께 즐기는 유행가가 됐다.

남자 아이돌들의 판타지한 세계관을 주로 그려냈던 서지음 작사가는 여러 걸그룹들과의 작업으로 유니크하면서도 콘셉트가 두드러진 노랫말을 보여줬고, 특히 오마이걸과의 시너지는 남달랐다.

시작부터 틀을 벗어난 오마이걸은 마이너하지만 다양한 시도로 자신들의 색을 찾아나갔고, 서지음의 노랫말을 오마이걸이 기존 걸그룹과 다른 컬러를 찾아나가는 길잡이가 됐다. 여기에 미미 역시 데뷔 초부터 꾸준히 작사에 참여하며 랩을 통해 차별화를 덧입혔다. 그렇게 오마이걸은 아름다운 언어들로 자신들의 동화를 써왔고, 뒤돌아봐도 부끄럽지 않은 성장동화를 완성했다.

[사진 = WM엔터테인먼트 제공]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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