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나, 스페인 방송서 '국위선양' …무슨 말 했나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손미나가 스페인 방송에 출연해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을 소개한 가운데, 뒤늦게 이 사실이 화제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손미나는 최근 스페인 국민 아나운서 수사나 그리소가 진행하는 시사토크쇼 '국민의 거울'에 출연해 유창한 스페인어로 한국의 상황에 대해 전했다.

"두 나라 환경이 비슷한데, 한국은 그렇게 숫자가 적은 것이 스페인 사람들 입장에서는 솔직히 매우 놀랍다"는 말에 손미나는 "우선 현재 스페인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에게 스페인은 매우 특별한 나라라 마음이 많이 아프다. 그래서 저희가 경험한 것을 나누어서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손미나는 한국이 코로나 19 확산세를 잡을 수 있던 비결을 공개했다.

손미나는 "우선 정부의 적극적인 확진자 동선 확인 및 전수조사 그리고 검사"라며 "31번 확진자가 나왔을 때 정부는 그분이 종교집단 예배에서 적어도 1천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모든 사람들의 정보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함께 예배에 참석한 이들을 전화나 방문을 통해 찾아내 의무적으로 검사에 응하도록 했다. 그뿐 아니라 그 사람들과 밀접접촉한 사람들도 모두 검사를 받도록 독려했다. 그러니까 그날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매일 1만 5천에서 2만 건의 검사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한국에 대략 18개 정도의 검사 키트 만드는 회사가 있는데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병하고 한국에 상륙하기 전 그 회사 중 하나가 곧 우리에게 닥칠 것이라고 판단을 해서 다른 업무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연구에만 집중한 덕에 코로나19가 상륙했을 때 한국은 이미 빨리 검사 결과가 나오는 검사키트가 확보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2015 메르스 이후 한국 정부는 다음 전염병을 대비한 준비를 시작했고 그중에는 각종 의료장비나 도구 등을 생산하는 회사를 대폭 늘리는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유"도 이유로 꼽았다. 이 과정에서 해외에 잘못 알려진 '개인정보유출'에 관한 내용을 바로잡았다.

손미나는 "한국에는 정부의 각 부처가 국가기밀이나 사생활 침해가 아닌 한도 내에서 방대한 양의 정보를 국민과 공유하는 사이트가 있다. 그 정보는 메인 사이트에 올라오는 대로 각 지자체의 전산 시스템으로 신속히 전송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그 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각종 프로그램이나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 등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 정보를 활용해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대학생들이 국민들을 위해 웹사이트와 프로그램 등을 만들었고 덕분에 우린 빠르고 편리하게 확진자의 자세한 동선을 찾아보고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스페인에서는 저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사생활 침해나 인권 문제를 트집 잡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어떤 백화점에 가려고 할 때 그곳에 확진자가 다녀갔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 감염이 두려운 사람은 그 정보를 보고 안 갈 수도 있겠다"고 하자 손미나는 "개인 정보는 일체 유출이 안 된다. 확진자의 이름이나 정확한 나이, 어디 사는지 등은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진자가 몇일 몇 시에 어디에 머물렀고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확진자와 같은 장소에 머물렀던 사람이 있다면 얼른 가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패널은 "아주 중요한 또 한 가지 얘길 했다"며 "성숙한 시민이라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자진해서 검사를 받으러 가는 한국인의 시민 의식에 주목하기도 했다.

이후 손미나는 "제가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은 아니니 조심스럽지만 두 나라가 서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며 "그러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그리고 좀 전에 대한민국 사람들의 시민 정신 얘길 하셨는데, 그게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한국은 도시 봉쇄나 전 국민 자가격리 같은 강수를 두지 않았다. 다만 학교들은 대학까지도 모두 개학을 미루고 있다. 개학을 미루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서는 이야기한다. 젊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보유한 채 서로 옮기고 집에 가서 가족을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학교 외의 장소는 정부가 몇 가지 룰을 정했다. 예를 들어 체육시설이나 종교시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서로 2m 간격을 두도록 하고 그게 불가능하면 닫도록 권유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물론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이런 국가의 방침과 권유를 존중하고 잘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수사나 그리소는 "한국은 시민 정신과 전염병 방역에 있어서 세계인의 최고 모범답안 같다. 제 생각에는 우리 역사에 기록될 일일 것 같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손미나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세계 각국에서 방송 출연 요청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진 = 손미나 유튜브 영상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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