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는 박철우 "20대 때보다 지금 체력이 더 좋다"

[마이데일리 = 천안 이후광 기자] “20대 때보다 지금 체력이 더 자신 있다.”

세월이 흘러 한국나이로 36살이 됐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오히려 20대 때보다 체력이 더 좋아졌다. 삼성화재 에이스 박철우의 활약 비결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현대캐피탈과의 원정경기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89일 만에 연승 행진을 달리며 4위 OK저축은행을 승점 2점 차로 추격했다.

승리의 주역은 박철우였다. 박철우는 서브 에이스 4개, 블로킹 1개를 포함 팀 최다인 20점(공격 성공률 46.87%)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7점 차로 끌려가던 2세트서 높은 공격 성공률로 역전의 중심에 섰고, 마지막 4세트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블로킹과 공격을 기록하며 에이스의 품격을 과시했다.

박철우는 경기 후 “솔직히 운이 좋았다. 상대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임했던 게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고 상대는 당황해했다. 연패 때는 부담도 있고 돌파구가 없어 힘들었는데 송희채가 해주니까 편하게 하는 것 같다. 결국은 해줘야할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신진식 감독은 박철우의 체력 관리에 특별히 신경 쓰며 시즌을 치르고 있다. 최근 외국인선수 산탄젤로의 종아리가 좋지 않아 박철우에 가중되는 체력 부담이 커졌다. 신 감독은 “(박)철우는 경기 끝나고 하루는 쉬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철우는 “나는 괜찮은데 자꾸 쉬라고 한다”고 웃으며 “나이가 많아져 체력이 떨어지는 건 잘 모르겠다. 배구가 안 되는 날은 있어도 체력은 20대 때보다 지금이 더 자신 있다. 플레이도 이전보다 더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박철우는 삼성화재의 에이스이자 정신적 지주다. 많은 후배들이 박철우에게 조언을 구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다.

이에 대해 그는 “세터에게 특히 잔소리를 많이 한다. 배구에서 가장 터치를 많이 하는 포지션이 세터다. 우리는 세터가 올려주는 공을 때린다”며 “못하는 공격수를 살리는 게 세터고, 잘하는 공격수를 어렵게 만드는 것도 세터다. 부담되고 어려운 자리지만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어린 선수들이라 미안하긴 하다”고 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송희채를 향해서도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철우는 “체력적, 심리적으로 모두 힘든 상황이었는데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처럼 잘해준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잘해줘야 하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이어 “희채가 몸을 끌어올리려고 조금 더 노력했다면 빨리 올라오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나도 중국에 다녀오고 독감에 걸려 회복이 잘 안 됐다. 희채도 분명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것도 이겨내고 보여주는 게 운동선수다. 보여지는 걸 판단하지, 선수의 히스토리는 모른다. 선수는 코트 안에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전날 승리 후 “아직까지 봄배구를 놓지 않았다”라고 남은 7경기 총력전을 선언했다. 박철우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연히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한다. 지금 2연승했다고 올라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매 세트 좋은 경기력이 쌓이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며 “계속 선수들끼리 마음을 맞추며 짜증내지 않고 웃으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박철우. 사진 = KOV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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