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맛' 홍잠언·임도형, 아내도 아닌데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김미리의 솔.까.말]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트로트 신동 홍잠언과 임도형이 ‘아내의 맛’에 출연했다. ‘아내’도 아닌 ‘아이’들의 생뚱맞은 등장이었다.

18일 밤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에서는 홍잠언과 임도형이 박명수와 만나는 모습이 담겼다.

아이들이 박명수와 만날 때 깔린 노래가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어찌 보면 탁월한 선곡이었다. 프로그램과 어울리지 않는 출연진의 모습은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생각이 들기 충분했으니. 물론 제작진은 긍정적 의미, 혹은 MC인 박명수가 등장했기 때문에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택했겠지만.

홍잠언, 임도형은 ‘아내의 맛’ MC인 박명수가 마스터로 출연 중인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화제가 된 트로트 신동들.

홍잠언, 임도형은 ‘아내의 맛’에서도 귀여운 매력을 선보였다. 일부러 탈락시킨 게 아니라며 미안해하는 박명수에게 임도형은 “박수칠 때 떠나라는 속담이 있지 않나”라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찰진 멘트도 폭발했다. 사랑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박명수의 노래를 듣고 “잘하신다”고 순수하게 감탄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가 아이들의 밥을 비벼주자 “인기가 요즘 없으세요?”라고 정곡을 찔러 폭소케 했다. 구성진 트로트 가락 또한 빛을 발했다. 광장시장을 일순간 버스킹 현장처럼 만들어버린 두 아이의 노래는 안방극장까지 흥으로 물들이기 충분했다.

홍잠언, 임도형의 모습은 두 아이를 그리워한 이들에게는 큰 선물이 될 터였다. 때 묻지 않은 천진난만한 모습은 안방극장에 힐링을 안기기 충분했다. 이런 모습은 오히려, 두 아이가 ‘아내의 맛’이 아닌 다른 프로에 등장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아내의 맛’이 프로그램의 성격과 맞지 않은 출연자를 등장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송가인이 합류했을 때 부부의 모습을 담아내는 ‘아내의 맛’에 미혼인 출연자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들게 했다. ‘아내의 맛’ 측은 송가인의 출연분이 특별판인 ‘엄마의 맛’이라고 설명했지만, 송가인을 출연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판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아내의 맛’은 당초 대한민국 셀럽 부부들이 식탁에서 찾아낸 ‘소확행 LIFE’를 콘셉트로 했다. 첫방송 전 셀럽 부부가 소박한 한 끼를 함께 하는 평범한 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과 힐링을 선사할 전망이라는 포부도 전했고, 제작진이 “바쁜 일상 속에서 이들 부부가 가장 소박하면서도 친밀한 공간인 식탁 위에서 발견하는 행복은 무엇일지, 그들의 솔직담백한 일상 이야기를 기대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홍잠언, 임도형의 출연은 ‘아내의 맛’의 콘셉트와 달랐다. ‘아내’가 아닌 ‘아이’들이 출연하는 프로를 ‘아내의 맛’이라 부를 수 있을까. 홍잠언, 임도형이 귀여웠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출연자 성격과 맞지 않은 등장이었다는 건 분명하다.

[사진 = TV조선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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