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생충' 표절? 믿는 사람 아무도 없다" 현지 매체도 비판하는 '민사라 칸나' 주장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 제작사 측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우리 영화를 표절했다"라고 황당한 주장을 펼친 가운데, 현지에서도 싸늘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의 영화 평론지 필름 컴패니언(Film Companion)은 15일(현지시각), '기생충의 큰 오스카 승리 뒤에 타밀어 영화 민사라 칸나(Minsara Kanna)를 모두가 흥미롭게 보고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번 표절 시비를 집중 조명했다.

인도의 영화 제작자 PL 테나판은 '기생충'이 '민사라 칸나'(1999)를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이들은 "'기생충'의 기본 플롯은 우리 영화 '민사라 칸나'를 따라간 것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훔쳐갔다"면서 "'기생충' 제작사를 표절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현지에서도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 필름 컴패니언은 "'민사라 칸나' 제작사는 '기생충'이 오스카상(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큰 승리를 거둔 뒤, 목소리가 커졌다"라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어 "분명히 '기생충'이 '민사라 칸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며 "두 영화는 매우 다른 이야기를 한다"라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민사라 칸나'는 한 남성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부유한 이 여성의 가족의 집에 위장취업을 하고 남동생과 누나도 각각 집사와 셰프로 위장해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이 플롯을 두고 제작사는 '기생충'과의 유사성을 주장하는 것인데, 현지 매체는 "이것은 스토리가 아니라 이야기의 트로프(문채)다. 트로이 목마 트로프라고 부를 수 있다"라고 꼬집으며 이러한 설정은 고대에서부터 전해내려온 이야기임을 지적했다.

이어 "비슷한 트로프를 사용하지만 '기생충'은 '민사라 칸나'와 다르게 계급 투쟁 이야기로 발전한다. 반면 '민사라 칸나'는 시대의 산물인 가부장적 가치를 강화했다"라고 덧붙였다.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도 필름 컴패니언은 "'민사라 칸나'가 특별히 나쁜 영화라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기생충'이나 '마하바라타'(Mahabharata·인도 2대 서사시의 하나)와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라며 "우리 영화도 언젠가는 도약하고 더 큰 국제적 수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를 보냈다.

전 세계 팬들 역시 '민사라 칸나' 제작사 측을 비판하는 반응이 대다수다. '기생충'의 오스카상 4관왕 달성에 '숟가락 얹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가족 사기단이라는 플롯 자체는 다른 작품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내용", "시간 낭비", "'기생충'과 전혀 다르다. 왜 대중의 관심을 끌려고 하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되고 싶어한다" 등의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또한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무대응으로 넘겼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민사라 칸나' 포스터]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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