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새소년, 언제까지 나만 알 수 있을까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물론 지금도 나만 아는 것은 아니다. 밴드 새소년은 첫 등장부터 인디신의 기린아였으며 행보 하나하나가 주목받았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 역시 러브콜을 보낼만큼 많은 이들이 새소년에게 매혹됐다.

아쉽게도 새소년은 오는 13일 광명시민회관에서 무경계 음악 콘서트 <선우정아X새소년>을 예정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인해 공연이 취소됐다. 독특하고 뚜렷한 자기만의 컬러를 가진 두 아티스트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더 없이 아쉬울 뿐이다.

새소년은 2017년 데뷔 싱글앨범 '긴 꿈'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인사동 서점에서 우연히 본 잡지 이름인 '새소년'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결성된 3인조 밴드다. '긴 꿈'을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두 번 놀란다. 데뷔곡임에도 흠잡데 없는 높은 완성도는 충격적이다. 단조롭지만 꼼꼼하게 채워지는 사운드와 드라마틱하면서도 풍성한 멜로디와 보이스의 조화는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두번째로 여러 사람이 부르는 듯한 보이스가 알고보면 보컬 황소윤 한 사람이라는 것에 또 한 번 놀란다.

실제로 새소년의 유니크함을 만드는 것은 리더이자 보컬 황소윤의 독특한 색채다. 김이나가 '음악당'에서 평가하길 "거친 소년의 음색과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의 음색이 공존한다"라고 했을 만큼 자유자재로 색을 바꾸는 다채로운 톤은 새소년의 음악을 다양한 매력으로 전한다.

규정할 수 없는 새소년의 음악은 여전히 다채롭게 뻗어나가고 있다. 시인과 촌장들의 '고양이'를 자신들만의 매력으로 재탄생시켰고, 최근 발표한 'Go Back'(집에)는 90년대생 밴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서늘한 깊이감을 자랑한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황소윤의 팬임을 자처해 러브콜을 보냈으며, 존 케일과 합주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새소년의 진가는 무대 위에서 빛을 발한다. 보컬 황소윤은 작사와 작곡 뿐만 아니라 기타 솜씨도 수준급인 만큼, 무대에서 드럼의 유수와 베이스 박현진과 함께 매력적인 앙상블을 그려낸다. 끼가 넘치는 무대를 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새소년에게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해 12월 열린 첫 단독 공연이 순식간에 매진될만큼 인디신에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지만 새소년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는 여전히 나만 알고 싶은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새소년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졌으면 하는 바람이 함께 한다.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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