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7년차 레드벨벳, 올해가 더 기대되는 이유 [이승록의 나침반]

- 진화한 레드벨벳, 아름답고 참 슬픈 노래야 '사이코'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걸그룹 레드벨벳은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레드벨벳의 '사이코(Psycho)' 활동은 마무리됐으나, '사이코'가 남긴 강렬한 잔상은 2020년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어져야만 한다.

'사이코'는 '레드'와 '벨벳'의 경계를 파괴하면서도 그 위에 완벽하게 조화로운 영역의 탄생을 알린 곡이기 때문이다.

데뷔 초 '레드'와 '벨벳'으로 콘셉트를 선명하게 갈랐던 레드벨벳이다. '레드'가 발랄하게 통통 튀며 예측할 수 없는 전개의 노래들이라면 '벨벳'은 우아하고 부드러운 멜로디의 노래들이었다. '레드'는 때로 심술궂고 '벨벳'은 차분하고 따스한 감성이었다.

'덤덤(Dumb Dumb)', '루키(Rookie)', '빨간 맛'(Red Flavor) 등이 '레드'라면, '비 내추럴(Be Natural)', '오토매틱(Automatic)' 등은 명확하게 '벨벳'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곡들이었다.

하지만 '사이코'는 서서히 서로를 끌어당기던 '레드'와 '벨벳'이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결국 '레드벨벳'이란 하나의 완성체에 다다른 곡이었다.

일각에선 '사이코' 역시 '벨벳'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초창기 '오토매틱' 등의 '벨벳' 곡들을 떠올려 보면 '사이코'를 온전한 '벨벳'으로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사이코'와 마찬가지로 '벨벳' 쪽에 섰으나 '레드'의 경계에도 걸쳐 있던 '배드 보이(Bad Boy)'와 비교하면, '사이코'는 더 유의미한 확장을 이룬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레드벨벳은 '사이코'를 통해 '배드 보이'보다 훨씬 묵직한 사운드로 '벨벳'이 나아갈 수 있는 영역을 더 어둡고 둔탁하게 넓혔으며, 반면 후렴구에서 몰아치는 멜로디는 기존 '레드' 영역이 자아내던 긴장감을 한층 솟구치게 하면서도 가볍지만은 않되 품격이 있게 몰아갔다.

분명히 '레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벨벳'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노래가 '레드벨벳'의 '사이코'인 것이다. 마치 '사이코' 노랫말 같은 노래다. "우린 아름답고 참 슬픈 사이야. 서로를 빛나게 해. 마치 달과 강처럼 그리곤 또 껴안아." 닿을 수 없을 것만 같던 '레드'와 '벨벳'이 서로를 껴안아 비로소 아름답고 슬픈 노래가 탄생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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