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빈손인데, 차은우 우수상…MBC연기대상, 대체 왜 이러나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러니 MBC연기대상을 누가 신뢰하겠나.

31일 2019 MBC연기대상에서 유력 대상 후보였던 배우 정재영이 무관에 그쳤다. 대다수 시청자들이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인다.

정재영은 흉작이었던 올 한 해 MBC 드라마에서 그나마 인기와 작품성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MBC 첫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이었다는 평가까지 동시에 받은 '검법남녀 시즌2'의 핵심이었다. 법의학자 백범이 '검법남녀'의 상징과도 같을 수 있었던 건 연기경력 24년차 정재영의 독보적인 연기력 때문이었다.

그런데 MBC는 정재영을 최우수연기상 후보에만 올려놓았을 뿐, 단 하나의 트로피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건 MBC가 정재영의 연기력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시청자들에게 읽힐 수밖에 없다. 정재영이 '대상감'이라던 대중 호평이 MBC만 들리지 않았단 말인가.

정재영은 이날 MBC연기대상에 불참했는데, 정재영이 모든 수상을 고사했던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지 MBC가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MBC 스스로 깎아먹은 시상식의 권위는 회복되기 어렵다.

심지어 MBC는 보이그룹 아스트로 멤버 차은우에게는 우수연기상을 주며 신뢰도는 떨어뜨리고 비판은 자초했다.

차은우는 '신입사관 구해령'으로 '봄밤' 김준한, '더 뱅커' 김태우, '신입사관 구해령' 박기웅 등의 후보를 제치고 수상했으나, 이들 중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배우가 바로 차은우다. 극 후반부로 가며 안정을 되찾았다지만, MBC가 차은우에게서 김준한, 김태우, 박기웅 등의 배우들보다 연기력으로 어떤 우수한 면을 발견한 건지 황당할 따름이다.

MBC 때문에 애꿎은 차은우만 민망한 트로피로 괜한 구설에 오르지 않았는가. 정작 차은우는 상을 받고도 "부족함도 많이 느꼈고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고 할 정도로 자신의 연기력에 겸손하고 냉정했는데, 괜히 MBC가 상을 줘버렸으니 차은우만 난처하게 된 격이다.

MBC 최승호 사장은 이날 대상 시상자로 나와 "내년에는 모든 것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내년 약속하기 전에 올해부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상 줬어야 하지 않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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