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타율 .179 장타 실종, 박병호는 이승엽이 아니었다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한국의 4번타자는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2019 WBSC 프리미어12를 장타 없이 타율 .179로 마감한 박병호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5로 패했다. 4년 전 초대 대회 챔피언인 한국은 일본을 넘지 못하며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박병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4번타자다. 2012시즌 31홈런을 시작으로 올 시즌까지 6시즌 연속 30홈런을 때려냈다. 2014시즌과 2015시즌에는 5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올해 투고타저 흐름 속 유일하게 30홈런을 돌파한 선수가 바로 박병호다.

국가대표에서의 기억도 좋았다. 대표팀에 뽑힐 때마다 우승을 경험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처음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건 뒤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궈냈다.

그러나 이번 대회서 4년 전 초대 대회 8경기 타율 .207의 부진을 씻지 못했다. 박병호의 이번 대회 타격은 전혀 박병호답지 않았다. 오프닝라운드 첫 경기였던 호주전부터 지난 16일 슈퍼라운드 일본전까지 7경기 모두 4번 선발 출전했지만 타율 .208(24타수 5안타) 2타점에 그쳤다. 5안타 모두 단타로, 자기 스윙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의 박병호를 향한 신뢰는 두터웠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승엽이 부진을 씻고 귀중한 한 방을 쳐냈듯이 박병호도 살아날 것으로 굳게 믿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승엽이 아니었다. 이날도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 힘없는 내야땅볼로 물러난 뒤 6회 풀카운트 끝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9회에도 내야땅볼에 그쳤다.

극심한 부진에도 감독의 신뢰, 팬들의 응원이 결승전까지 이어졌지만 4번타자는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타율 .179(28타수 5안타)로 마쳤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이승엽이 되지 못한 박병호다.

[박병호. 사진 = 일본 도쿄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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