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단기전은 선취점 싸움, 신뢰보다 변화가 필요한 한국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단기전은 역시 선취점 싸움이다. 먼저 점수를 뽑으며 주도권을 잡는 팀이 철저히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그렇기에 도쿄올림픽 진출의 분수령이 될 멕시코전도 초반에 득점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타선으로 봤을 때 신뢰보다는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국은 지난 12일 일본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과의 경기서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선발 김광현이 2회초 2사 1루서 가오위지에-후진룽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맞았다. 지난 호주, 캐나다, 쿠바, 미국과 달리 초반 주도권을 빼앗긴 김경문호는 당황했다.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방망이의 매서움이 떨어졌고,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하자 마운드마저 집중력을 잃고 7회 쐐기 스리런포를 헌납했다.

대다수의 야구인들은 단기전 전략의 해법으로 ‘선취점’을 꼽는다. 먼저 점수를 뽑아야 심리적인 안정감 속에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선취점은 타선 및 마운드 운용 플랜의 근간을 바꿀 수 있다. 이번 대회를 봐도 오프닝라운드 개막전인 미국-네덜란드전부터 전날 일본-멕시코전까지 총 26경기서 선취 득점에 성공한 팀이 무려 22차례나 승리를 챙겼다.

선취 득점은 다시 말해 초반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선발투수에게 가능한 빠른 시점에 점수를 뽑는 팀이 웃을 수 있다. 12일 대만전을 냉정히 돌이켜보면 선발 김광현이 조기에 무너진 것도 있지만 타선이 초반 상대 선발 장이를 무너트리지 못한 게 패인으로 꼽힌다. 1회 1사 2, 3루서 박병호가 짧은 외야 뜬공, 김재환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2회 2사 1, 2루에선 박민우가 유격수 뜬공에 그쳤다.

결국 오는 15일 멕시코전과 16일 일본전에서도 선취점을 내기 위한 묘책이 필요하다. 이제 한국에게 남은 경기는 단 2경기다. 도쿄올림픽 진출 경쟁팀인 대만, 호주의 경기력이 살아난 가운데 멕시코, 일본을 모두 꺾어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까지 미국전 김재환의 홈런을 빼곤 중심타선이 크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위타선이 열심히 밥상을 차린 반면 중심에서 이를 떠먹지 못했다. 대만전 선취점을 뽑지 못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결론적으로 부진한 중심 타자들의 타순 변화 또는 라인업 제외가 필요해 보인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멕시코전. 신뢰보다 변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한국이다.

[김경문호(첫 번째), 박병호(두 번째). 사진 = 일본 도쿄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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