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ML 쇼케이스에 올림픽 티켓까지, 김광현 부담됐나

[마이데일리 = 일본 지바 이후광 기자] 대표팀 원투펀치 김광현(31)이 부담을 느낀 것일까. 평소답지 않은 구위로 대만전 충격의 조기강판을 당했다.

올 시즌에도 SK 에이스를 맡으며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로 호투한 김광현은 이번 겨울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이다. 그렇기에 2019 WBSC 프리미어12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이번 대회가 이른바 ‘메이저리그 쇼케이스’가 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많은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프리미어12 매 경기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 이날 대만전이 열린 조조 마린스타디움에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제법 모여 김광현을 지켜봤다.

김광현이 이날 잘 던져야했던 또 다른 이유는 상대가 대만이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5년 전인 2014 인천아시암게임 결승에서 대만을 만나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이 역전에 성공하며 금메달을 따냈지만 김광현의 투구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설욕전이었던 셈. 여기에 도쿄올림픽 진출에 있어 최대 걸림돌 역시 대만이었다. 대만을 반드시 꺾고 도쿄행 티켓 획득 가능성을 높여야 했다.

그러나 많은 외부 요인이 부담으로 작용했을까. 김경문 감독도 경기에 앞서 “커리어가 풍부한 선수이지만 너무 잘 던지려고만 하지 않는다면 잘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지만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일단 기본적으로 구속이 평소보다 나오지 않았다. 이날 조조마린스타디움 전광판에 찍힌 최고 구속은 147km. 1회 2사 1, 2루 위기를 극복하며 2회부터 안정을 찾을 것으로 봤지만 2사 1루서 9번타자 가오위지에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첫 실점했다. 이어 리드오프 후진룽에게도 적시타를 허용했다. 두 타자 모두 타구의 질이 좋았다. 정타였다.

3회 삼자범퇴의 평화도 잠시 4회 다시 선두타자 린리를 중전안타로 출루시켰다. 대만은 철저히 기본에 충실했다. 왕웨이천에게 희생번트를 시켜 주자를 득점권에 갖다 놓았다. 김광현은 왕셩웨이의 적시타에 이어 다시 9번 가오위지에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1사 1, 2루서 하재훈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선발이 무너진 한국은 결국 대만에 0-7 충격패를 당하며 이번 대회 첫 패를 기록했다. 상대가 도쿄올림픽행 티켓 획득의 최대 경쟁자인 대만이었기에 1패 그 이상의 충격이 찾아왔다. 김광현 개인 역시 아쉬움이 많이 남을 듯하다.

[김광현. 사진 = 일본 지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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