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맞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타이거JK·재주소년을 만나다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우리의 소리와 함께 한 여행기가 30주년을 맞이 했다.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방송 30주년 기념 청음 및 간담회가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최상일 PD, MFBTY 타이거JK, 재주소년(박경환)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MBC 라디오는 우리의 소리를 찾아 기록하기 위해 1989년부터 '한국민요대전' 프로젝트를 시작한 바 있다. 1991년 10월부터는 광고 형식의 짧은 프로그램인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개시하여 지금까지 28년이 넘게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와 30년을 함께 한 최상일 PD는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래 지속 될 줄은 몰랐다. 내 방송인생을 모두 여기에 쏟을 줄은 몰랐다. 민요가 숨어있다가 나라는 사람을 불러들인 것 같은 느낌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상일 PD가 느끼는 민요의 매력은 무엇일까? 최 PD는 "음식 중에서도 토속음식이라고 하면 건강하고 맛있고 특별할 것 같지 않나? 민요는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렇게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다. 전통사회에서 대중적인 노래였던 것이 급속한 산업화 때문에 사라지고 있는데, 그것을 다시 접할 때의 매력은 마치 보물을 찾아낸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 말했다.

최 PD는 "지금까지 900개 마을을 찾아가서 마을마다 10명에서 50명 가까운 어르신을 만나서 소리를 담았다. 어림 계산하면 2, 3만명은 될 것 같다. 물론 나 혼자 한 것은 아니고, 다른 PD들과 지역을 나눠서 소리를 담아왔다"고 여정을 회상했다.

타이거JK와 재주소년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30주년을 기념해 각각 우리의 소리인 '아리랑'과 '북제주 갈치 잡는 소리'를 접목한 '되돌아와'와 '갈치의 여행'을 작곡, 음원공개 후 서울시 우리소리 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특별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두 사람도 그 의미를 말했다. '되돌아와'를 만든 타이거JK는 "이렇게 멋지고 의미있는 프로젝트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무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작업을 했다"며 "250개 정도의 우리 소리를 들으면서 힙합이랑 흡사하고 공통적인 소울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부분을 잘라도 힙합적으로 멋진 곡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더라"고 작업 과정을 얘기했다.

그는 "많은 고민 끝에 '아리랑'은 거듭 재해석 되어도 좋은 곡이라는 생각을 해서 작업을 하게 됐다. '날 버리고 가신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는 가사는 '쇼미더머니'에서도 나올 수 없는 펀치라인이다. 그리고 지금이 후크송의 시대인데, '아리랑'은 최고의 후크송 요소를 다 가지고 있다. 그렇게 가장 현대적인 곡을 만들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타이거JK는 "요즘 힙합이 유행을 하다보니 여러가지 다양한 힙합적 요소도 유행을 하고 있다. 우리 집 앞에 학교가 있는데, 그 학교의 어린 아이들이 나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 여러가지 힙합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며 "그런데 '되돌아와'를 만들면서, 우리의 소리로 만들어진 '아리랑'이 지금 가장 유행하는 노래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재주소년은 "우리의 소리를 어떻게 활용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 자유로움이 오히려 어려움이었다. '북제주 갈치 잡는 소리'를 바탕으로 작업을 하겠다고 고른 뒤 제주로 휴가를 갔고, 제주도에만 있는 특별한 공간인 북쪽 바다를 보며 곡을 만들었다"고 자신의 작업 과정을 소개했다.

[사진 = M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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