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긴장이 안 된다" 이정후의 강심장, 타율 .538 맹타 비결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가장 이기기 어려운 상대는 강한 자가 아닌 즐기는 자다. 이번 프리미어12 이정후가 바로 그런 느낌이다. 긴장 없는 강한 멘탈을 앞세워 이른바 ‘국제용 타자’ 로 거듭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첫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루타 2개를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1회 1사 1루서 우전안타로 김재환의 3점홈런을 뒷받침한 뒤 3회 1사 1루서 2루타, 7회 2사 2루서 승부의 쐐기를 박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이정후의 이번 대회 4경기 성적은 타율 .538(13타수 7안타) 3타점 장타율 .932 출루율 .647에 달한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세 번째로 승선한 대표팀에서 실력이 만개한 모습이다. 이번 대회 주최인 WBSC와 일본 언론도 한국 전력을 분석할 때 연일 이정후를 핵심 선수로 지목하고 있다.

이정후가 이토록 맹활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쿄돔에서 만난 이정후는 편안한 마음가짐을 꼽았다. 이정후에게 이런 큰 경기에 긴장이 되지 않냐고 묻자 “원래 긴장을 잘 안하는 스타일이다. 긴장을 해야 할 상황에도 하지 않는다”라고 웃으며 “여기도 똑같이 야구를 하는 경기장이다. 고척돔이 홈구장이라 돔구장 역시 낯설지 않아 내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고 남다른 멘탈을 뽐냈다.

이정후에게 아버지 이종범이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그랬던 것처럼 중요한 경기 결승타를 치고 싶은 욕심이 있는지도 물었다. 일반적인 어린 선수라면 부담을 느낄 법 하지만 이정후는 “그런 상황이 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물론 미소 속에서 강한 승부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 이정후의 목표는 도쿄올림픽 진출과 한일전 설욕이다. 특히 일본전 승리가 고프다. 이정후는 2년 전인 2017년 23세 이하로 꾸려진 APBC에 참가해 도쿄돔을 경험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예선에서 승부치기 끝 역전패를 당한 뒤 리턴매치가 성사된 결승전에서 다시 0-7로 패했다. 이정후의 성적도 3경기 타율 .167(12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저조했다.

이정후는 “지금까지 한일전을 이겨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무조건 이길 것이다”라고 오는 16일 일본전 승리를 다짐하며 “포스트시즌 때 좋았던 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대회 끝날 때까지 지금의 모습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이정후. 사진 = 일본 도쿄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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