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키움 전원 필승조의 또 다른 효과, 수비집중력↑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공격적으로 던지니 수비집중력이 높아진다."

키움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 SK와의 플레이오프까지 7경기를 치르면서 5개의 실책을 범했다. 물론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초반에는 기록된 실책 이상으로 수비가 깔끔하지 못한 순간들도 있었다.

그래도 승부에 영향을 미칠만한 결정적 실책은 거의 없었다. 특히 경기중반 이후 승부처서 수비 실책으로 승기를 건넨 건 9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우익수 제리 샌즈의 펜스플레이 실수 정도가 유일했다.

기본적으로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보다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무대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키움 내야수들은 경기후반 철벽 불펜의 힘을 여실히 느낀다. 키움 불펜 10인방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전원 필승조' 개념으로 이닝 쪼개기를 통해 LG, SK 타선을 압도했다. 디테일한 데이터 활용, 에너지 소모 최소화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특히 마운드 바로 뒤에서 수비하는 유격수 김하성, 2루수 김혜성의 시선은 남다르다. 김하성은 14일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수비수 입장에선 편안하다. 바뀌는 투수마다 공격적으로 던지니 수비 집중력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투수가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고, 빠르게 맞춰 잡는 투구를 하면 내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올라간다. 구위와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마운드에 있으면 시프트를 해도 적중률이 올라간다. 김혜성은 17일 3차전을 앞두고 "불펜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하니 어려운 타구가 거의 오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투수가 제구가 흔들려 사사구를 남발하거나 연속안타를 맞으면 수비 시간이 늘어나면서 내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때 실책이 나오면서 상대에 흐름을 넘겨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포스트시즌에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장정석 감독은 효과적인 불펜 운용으로 이런 리스크를 차단한다. 이번 포스트시즌 7경기서 투수교체 실패는 거의 없었다. 불펜이 일으키는 시너지효과에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 향상도 투영됐다고 봐야 한다.

김하성은 "우리 불펜에 원래 좋은 투수가 많다. 믿음이 있다. 막아줄 것이라고 믿고 수비에 더욱 집중한다"라고 말했다. 즉, 현재 키움 불펜투수들과 야수들의 강력한 믿음이 실점 억제로 이어지고, 경기 막판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키움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역시 이런 선순환을 이어가려고 한다.

[키움 김하성과 김혜성(위), 키움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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