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현실? 38-36 대접전과 가빈의 점유율 68.57%

[마이데일리 = 인천 윤욱재 기자] 결과는 한국전력의 완패였다. 한국전력은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사실 내용을 뜯어보면 한국전력이 완전히 무기력하게 물러난 것은 아니었다. 1세트에서는 14점 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2세트에서는 '듀스 대접전'을 벌이며 대한항공을 괴롭힌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듀스 승부와는 달랐다. 한 팀의 점수대가 40점에 육박하는 대접전이었다. 2세트 소요 시간만 44분이었다.

한국전력은 36-36으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지만 정지석의 송곳 서브가 연달아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하고 36-38로 분패했다.

한국전력의 2세트 대부분을 책임진 선수는 역시 가빈이었다. 2세트에서만 17득점을 올린 가빈은 3연속 서브 에이스를 때리는 등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가빈의 2세트 공격 점유율이 68.57%에 달했다는 점이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도 "가빈에게 공격이 너무 몰리니까 결정적일 때 상대 예측에 따라가고 있다. 그래서 조정을 했다. 최홍석은 상대 외국인선수를 방어하는 방향으로 돌렸고 공격에서는 김인혁이나 중앙 속공으로 분배해 가빈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라면서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선수 교체가 이어지고 있어 우리 팀도 걱정이 된다.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지만 현실에서는 반영하기가 어려웠다. 중요한 순간에는 역시 가빈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장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에는 "결국 세터는 믿는 사람에 줄 수밖에 없다. 이호건이 아직 어리다보니까 미숙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2세트를 따내지 못한 한국전력은 더이상 전의를 불태우기 어려웠다. 가빈은 23득점(공격 점유율 49.35%)으로 맹활약했으나 한국전력의 승리로 이어지기는 무리였다.

결국 김인혁과 최홍석 등 토종 공격수들이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김인혁은 5득점, 최홍석은 2득점에 그쳤다. 정준혁이 4득점을 올렸지만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 1개가 포함된 것이었다. 팀의 미래를 보고 육성 중인 이태호는 경험치를 더 쌓아야 한다. 언제까지 가빈에게 의존해야 할까. 해법이 필요하다.

[가빈. 사진 = KOVO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