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250억 대작 '배가본드', 왜 '동백꽃'·'어하루'가 되지 못하나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톱스타 배수지, 이승기가 주연으로 나섰으며 제작비만 250억원이 들었다. 2019 하반기 대작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던 '배가본드'지만 여전히 아쉽다.

현재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는 뜨거운 화제 속에 베일을 벗었다. 사전제작 드라마로 일찌감치 주연 라인업이 알려졌고, 모로코를 배경으로한 첩보액션, 여기에 제작비만 250억이 들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아끼지 않았다.

사실상 하반기 기대 라인업이었고, 주력 드라마이기도 했다. SBS는 유례없는 1시간 드라마 '배가본드'를 3편으로 쪼개 중간 광고를 삽입했고, 가장 높은 단위 시청률을 내세우며 자화자찬 일색 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배가본드'는 7%와 10% 안팍을 맴돌고 있다. 타사 드라마인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7%에서 시작해 무서운 입소문으로 14%까지 두배로 시청률이 껑충 뛰어오른 것과는 다르게 미진한 양상이다.

특별한 스타캐스팅 없는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낮은 시청률에도 젊은층에게 다양한 콘텐츠로 소구되며 뜨거운 화제성을 보이는 것과도 비교되는 모습이다.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이승기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국가 비리를 파헤쳐나가는 과정을 찾는다. 여기서 국정원 블랙 요원인 배수지와 연대하며 사랑하는 모습까지 거대한 스케일로 그려내고 있다.

그동안 국내 드라마에서 환영받았던 매력적인 요소들이 버무려져있지만 풀어내는 방식 또한 과거 드라마적 요소에 머물러있다. 묵직한 스토리와 자극적인 장면들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리모콘을 쥔 세대에게는 소비될 수 있지만 진부한 스토리와 여전히 일에서 사랑으로 귀결되는 뻔한 러브라인, 여기에 성접대 묘사와 수위높은 마사지 장면 등 시대착오적 설정은 젊은 시청층을 등돌리게 만들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이 젊은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워 가벼우면서도 사랑스러운 퓨전 사극 로맨스로 화제성을 이끌어내는 것과도 비교될 수 밖에 없다.

'배가본드'는 내부에서는 적당한 시청률로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MBC와 KBS의 화제성과 약진 앞에서는 쓰린 속내를 감추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주연 배우 이승기와 배수지가 무게감 있는 대작을 이끌어나가기에는 다소 부족한 연기로 몰입도를 방해하며 반등을 위한 변곡점을 찾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방송화면 캡처]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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