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모두가 기억할게"…故 설리 오늘(17일) 발인, 영면에 들다 [종합]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너의 미소, 모두가 다 기억할거야"

14일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가수 겸 배우 설리가 17일 향년 25세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유족 측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엄수됐다. 유족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동료, 직원 등이 참석해 설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측은 당초 모든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한다며 언론에 협조를 요청했다가, 유족 뜻에 따라 15~16일 팬들을 위한 조문 장소를 따로 마련했다.

장례 기간 동안 SNS에는 구혜선, 안재현, 카라 박규리•구하라, 공효진, 홍석천, 신현준, 걸스데이 민아, 윤종신, 유아인 등 동료 연예인들의 추모글이 이어졌다.

구하라는 절친의 비보에 "그 세상에서 진리가 하고 싶은 대로.."란 글을 남겼고, 유아인은 장문의 애도글에서 "싸우지 마시라. 탓하지 마시라. 부디 설리가 전한 진리를 함께 쓰자"고 호소했다.

설리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비탄에 빠진 연예계는 일제히 스케줄을 미루고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방송사는 제작발표회를 연기했고, 아이유, 태연 등은 컴백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송혜교는 4개월만 국내 공식 일정이었던 포토콜 행사를 취소했다.

설리와 2009년 에프엑스로 데뷔해 함께 활동했던 엠버와 빅토리아는 활동과 스케줄을 일시 중단하고 한국에 입국했고, 루나는 뮤지컬 스케줄을 변경하고 빈소로 향했다.

고인의 옛 연인이란 이유로 네티즌들에게 무차별 악플 테러를 당한 최자는 16일 자신의 SNS에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함께했다. 이토록 안타깝게 널 보내지만 추억들은 나 눈 감는 날까지 고이 간직할게 무척 보고싶다"는 추모글을 올렸다.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를 통해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입문한 설리는 2009년 5인조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로 데뷔해 가수로 큰 인기를 얻었다. 2014년 악성 댓글과 루머로 고통을 호소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가 이듬해 팀에서 탈퇴하고 홀로서기에 나서며 배우로 활동했다.

설리는 악플을 읽어주는 형식의 JTBC2 예능 '악플의 밤'에서 MC로 출연 중이었다.

올해 데뷔 14주년을 맞은 설리는 지난 9월 자신의 SNS에 손편지를 공개했다.

글에서 설리는 "언제 데뷔를 했는지도 잊어버릴 정도로 정신 없이 앞만 보고 살고 있었다"며 "저의 지난 삶과 또 앞으로의 계획도 진심으로 응원해주심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설리는 "매 순간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고 그들 덕분에 웃었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면서 "삶은 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많은 분이 저의 곁에 함께 있고 소중한 시간들도 모두 같이 만들었다. 저도 여러분께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모두에게 감사하단 말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미우나 고우나 잘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애통하게도 설리가 팬들에게 전한 마지막 인사가 됐다.

설리는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매니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설리의 심경이 담긴 메모장을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6일 외력이나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구두 소견을 밝혔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홍석천•유아인•최자 인스타그램]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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