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그래도 LG의 2019년은 빛났다, 더 빛날 2020년을 향하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LG의 짧았던 가을야구가 결국 막을 내렸다. LG는 1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10으로 역전패,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비록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하지만 LG의 2019시즌은 분명 기억에 남을 시즌이었다.

지난 해 뒷심 부족으로 8위에 머무른 LG를 두고 올 시즌 선전을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그러나 LG는 모든 예상을 뒤집고 79승 64패 1무(승률 .552)로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고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먼저 류중일 감독이 절치부심했다. 선수들을 향한 믿음은 이어가면서 변화도 꾀했다. 지명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휴식 로테이션을 가동한 것이 대표적인 예. 새로 부임한 차명석 단장은 팀에 필요한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김민성을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이성우, 전민수, 심수창, 장원삼 등 방출 선수들을 잡아 가용 자원을 늘리려 했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송은범도 쏠쏠한 활약을 했다.

최일언 투수코치의 가세도 LG에게 큰 힘이 됐다. 국가대표 마무리투수로 우뚝 선 고우석과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정우영 등 LG의 10년 필승조를 구축하는데 최 코치의 지도력을 빼놓을 수 없다.

주장 김현수의 리더십은 타자들의 전체적인 성장을 도왔고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했다. 또한 이형종의 부상을 틈타 팀의 리드오프로 우뚝 선 이천웅의 성장이 반가웠다. 박용택의 역할이 줄어들었지만 김민성, 채은성, 이형종, 유강남, 오지환, 정주현 등 꾸준히 라인업을 지켰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라는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와 더불어 차우찬이 후반기부터 '에이스 모드'를 펼치면서 선발 3인방의 완전한 합체가 이뤄졌다. 고우석, 정우영과 더불어 김대현도 필승조로 활용이 가능한 투수임을 보여줬고 유일한 좌완 불펜이나 다름 없었던 진해수도 꿋꿋이 마운드를 지켰다. 내년에 김지용, 정찬헌 등이 복귀한다면 더 강해질 LG 불펜진을 기대할 수 있다.

LG의 과제는 분명하다. 류중일 LG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탈락 후 "내년에는 조금 더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4~5선발, 중간계투 1~2명, 오른손 대타요원, 발 빠른 주자 2~3명이 더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LG는 올해 유독 두산, SK, 키움 등 '3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류 감독의 말처럼 '더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하려면 이들을 극복해야 한다. 특히 두산 트라우마 극복이 우선인데 올해도 3승 9패로 고전한 뒤 3승 1패를 거둔 것은 극복을 향한 신호탄을 터뜨렸다고 볼 수 있다.

가을야구의 마지막 순간은 아쉬웠지만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낸 LG는 이제 내년 시즌을 향해 움직인다. 올해의 성공을 이어가는 한편 꾸준히 가을야구를 치르는 강팀 반열에 오르기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올해 만큼 내년이 중요한 이유다.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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