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4차전] LG 김현수, 적시타 후 3차례 놓친 찬스…PS도 마침표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4번타자의 숙명인 걸까. 공교롭게 LG 트윈스 김현수에겐 매 타석이 득점권 찬스였다. 적시타를 한 차례 때리긴 했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김현수는 10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4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LG가 경기 중반 수비를 정비한 이후부터는 좌익수를 소화한 김현수는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현수가 첫 타석서 적시타를 때린 이후 3타석 연속 득점권 찬스에서 침묵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LG도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5-10으로 역전패, 시리즈 전적 1승 3패에 그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김현수는 이날 전까지 준플레이프에서 슬럼프에 빠졌다. 3차전까지 기록은 타율 .083(1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에 불과했다. 2차전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렸지만, 그마저 LG의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김현수는 ‘타격기계’라 불릴 정도로 정교한 타격능력을 지닌 타자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경기력은 대체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통산 준플레이오프 타율도 .239에 불과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김현수가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포스트시즌만 되면 파괴력이 줄어드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4번타자인 만큼, 계속해서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견해였다.

류중일 감독은 4차전에 앞서 “부진의 이유를 굳이 꼽자면, 1루수를 소화하는 데에 따른 부담도 있지 않나 싶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땐 그렇다. 그래도 내 트렌드가 뚝심, 믿음이다(웃음). (이)승엽이도 안 좋을 때 계속 썼고, 결국 제몫을 했다. (김)현수를 빼거나 타순을 바꿀 생각은 없다. 현수가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다시 4번타자의 중책을 맡은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기대에 부응했다. LG가 0-2로 뒤진 1회말 2사 3루 찬스서 격차를 1점으로 좁히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것. 김현수는 1루에 안착한 직후 동료들과 ‘안녕 세리머니’를 주고받았고, 슬럼프와도 작별하는 듯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이후 번번이 침묵했다. 득점권 찬스였기에 LG로선 더욱 뼈아픈 부진이었다. LG가 4-2로 역전에 성공한 2회말 1사 만루. 김현수의 타구는 1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키움 내야진은 이를 병살타로 연결했다. 김현수의 포스트시즌 통산 10번째 병살타였다. 이는 11개를 기록한 홍성흔(전 두산), 손시헌(NC)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불명예 기록이었다.

김현수는 이후에도 득점권 찬스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LG가 5-3으로 달아난 4회말 2사 2, 3루, 동점(5-5)으로 맞선 6회말 2사 2루 모두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김현수는 LG가 5-10으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5번째 타석서 안타를 때렸다. 하지만 이미 승기가 키움 쪽으로 넘어간 후였던 만큼,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멀티히트였다.

김현수는 LG에서 신뢰를 받는 중심타자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친 후 LG에 입단, 성실한 훈련자세로 동료들의 모범이 됐다. 올 시즌에도 초반 부진을 딛고 5시즌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가장 중요한 무대인 포스트시즌에 잠잠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을 거듭했고, LG의 ‘가을야구’도 허무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김현수.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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