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동점 3루타' 두산 김인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노력하는 자에겐 언젠가 복이 오기 마련이다. 백업 외야수로 뛰고 있는 김인태(25, 두산)에겐 2019년 10월 1일이 바로 그 순간이었는지 모른다.

김인태는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 NC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가장 중요한 순간 극적인 타점을 올렸다.

1승이면 정규시즌 우승에 도달하는 두산이었지만 총력전을 펼치는 NC에 일격을 당하며 2-5로 뒤진 채 8회말을 맞이했다. 앞선 8회초 선발 유희관을 구원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띄우고도 폭투와 적시타 두 방으로 3점을 헌납했기에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로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8회말 1사 후 김재호와 정수빈이 연달아 행운의 내야안타를 쳤고, 최주환의 진루타로 계속된 2사 2, 3루서 허경민이 중견수 앞으로 추격의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다음 타자는 앞서 호세 페르난데스의 대주자로 투입된 이유찬이었다. 아무래도 객관적 전력 상 분위기를 이어가기엔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었다. 중계를 맡았던 김재현 SPOTV 해설위원도 “페르난데스가 교체된 게 아쉬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 때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김인태였다. 김인태는 지난 8월 30일 1군으로 올라와 박건우, 김재환의 부상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주전들의 복귀 이후에도 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파이팅을 크게 외치며 순위 싸움에 기여했다. 빠른 공 공략이 능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김인태는 감독의 믿음에 100% 부응했다. 페르난데스의 교체가 전혀 아쉽지 않았다. 4-5로 뒤진 8회말 2사 3루서 장현식을 만난 그는 2B2S에서 5구째 150km짜리 직구를 제대로 공략해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1타점 동점 3루타를 쳤다. 3루 도착과 함께 오른팔을 하늘 위로 번쩍 들며 동점타의 기분을 한껏 만끽했다. 이는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뒷받침한 귀중한 타점이었다.

경기 후 만난 김인태는 “너무 기뻤다. (3루에서)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 왜 형들이 중요한 상황에서 세리머니를 하는지 알 수 있었다”라고 가시지 않은 흥분을 전했다.

김인태는 정규시즌 9경기차 역전 우승의 원동력으로 SK 더블헤더 승리를 꼽았다. 그는 “SK와의 더블헤더 승리 이후 선수단 전체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분위기가 오늘(1일)까지 그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우승 장면을 TV로 봤지만 올해는 현장에서 팀원들과 그 기쁨을 함께 즐길 수 있어 행복한 김인태다. 자신의 동점타가 역전의 발판이 됐기에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김인태는 “승리하는데 보탬이 돼 기분이 좋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 같다”며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은 TV로 봤다. 올해는 내가 도움이 돼 특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웃었다.

김인태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한국시리즈 엔트리 진입이 예상된다. 물론 주전은 아니지만 대타, 대수비, 대주자로 나서 전날과 같은 임팩트를 뽐낼 전망이다. 김인태는 “한국시리즈에서는 더그아웃에서 박수를 열심히 치면서 도움이 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인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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