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훈의 첫 시즌 "타자가 아닌 나 자신과 싸웠다"(인터뷰)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KIA 루키 김기훈(19)이 많은 주목을 받고 시작한 첫 시즌을 되돌아봤다.

김기훈은 지난 18일 롯데전(3⅓이닝 5실점) 선발 등판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당초 한 차례의 추가 등판이 예상됐지만 전날 수원에서 만난 박흥식 감독대행은 김기훈의 시즌 마감을 알렸다. 실전 등판보다 투구폼 교정에 집중하며 마무리캠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김기훈은 19경기(선발 16경기) 3승 6패 평균자책점 5.56(79⅓이닝 49자책점)으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수원에서 만난 김기훈은 “아쉽기도 하지만 많은 경험을 했다”며 “1군에서 던지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올해 내 경기력은 40점 정도를 주고 싶다.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라고 첫 시즌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김기훈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2019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광주동성고에서 이른바 ‘제2의 양현종’이란 별명을 달고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뿌렸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구위 자체는 인정을 받았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력에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지 못했다. 올해 9이닝당 볼넷 개수는 7.37에 달했다.

김기훈은 “마운드에서 내가 생각하는 대로 안 되다보니 타자가 아닌 나 자신과 싸우는 경우가 많았다. 타자와 집중해야 하는데 왜 안 되는 건지 생각이 많았다”며 “이제는 안 되도 아무 생각 없이 던져야 하는 걸 알게 됐으니 조금씩 고쳐나갈 것이다. 보완점을 많이 느낀 시즌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역시 첫 승이었다. 김기훈은 6월 26일 고척에서 키움을 만나 6⅔이닝 1피안타 5사사구 4볼넷 무실점 100구 역투로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맛봤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미소 지었다.

김기훈은 올해 우상인 양현종에게도 많은 점을 배웠다. 김기훈은 고교 시절 학교 선배 양현종이 기증한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포스트 양현종을 꿈꿨다. 김기훈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가까이 와주시고 잘해주셨다”며 “항상 공격적인 투구를 하라고 조언해주신다. 타자와 싸워 이겨야 한다고 했다. 나도 잘 될 때는 타자와 싸우지만 안 될 때도 내가 아닌 타자와 싸우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우상과 첫 시즌을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김기훈은 내년 시즌부터 새롭게 합류하는 2020 신인들을 향한 조언도 건넸다. “나도 잘 못하기 때문에 조언할 게 없다”고 수줍게 웃으면서도 “그냥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비시즌 열심히 준비하는 것밖에 없다.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투수라면 확실한 변화구 하나를 장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기훈은 올해 최대 소득으로 부상이 없었던 걸 꼽았다. 그리고 내년도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는 게 목표다. 그는 “아픈 데 없이 시즌을 마무리한 게 제일 좋다”고 웃으며 “개인적으로 참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느낀 시즌이다. 내년에도 안 아픈 게 우선이다. 오프시즌 더욱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기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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