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녀석들' 손용호 감독 "'마블리' 마동석 매력최대치, 핑크색 고르더라"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마동석표 코미디, 그만이 갖고 있는 '마동석 월드'죠."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손용호 감독은 영화 연출을 하며 원작에 대한 고유의 캐릭터 특성을 살리면서도, 그 중 마동석이 맡은 박웅철 캐릭터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할리우드 마블 작품 '이터널스' 촬영에 한창인 마동석을 있게한 시초의 캐릭터는 박웅철이었다. '나쁜 녀석들'을 거쳐 영화 '베테랑' 특별출연과 '범죄도시' 등을 통해 '마동석 월드'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마동석 배우는 '마블리'라고도 불리잖아요. 변주라기보다는 극대화하려고 노력했어요. 기대치를 갖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마블리의 최대치를 끌어올리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어요. 관객들과 팬들이 그만큼 마동석에 대해서 열광을 하고 있기 ??문에 오락영화로서 빗겨나가기 보다는 정면 돌파하자는 생각이었어요. '범죄도시'의 마석도 캐릭터는 아무래도 법을 지키면서 해야하는 한계가 있는데 여기서는 줄다리기를 할 수 있거든요. 요즘 시대가 답답한 점이 많은데 더 나쁜 놈들을 잡는 과정을 통쾌하게 그리고 싶었어요."

영화 속에서 박웅철의 귀여운 캐릭터를 배가시키는 '핑크색 장갑'은 손용호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큰 몸집과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재봉틀질을 하는 박웅철의 손에는 핑크색 재봉틀 장갑이 끼워있는데, 손용호 감독이 준비한 여러 색깔의 장갑 중 마동석이 핑크색 장갑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는 마동석이 그만큼 '마블리' 캐릭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핑크색 장갑은 제가 만들었어요. 세 가지를 만들었는데 본인이 핑크색을 고르시더라고요.(웃음) 겉 이야기는 심각하고 자동차도 넘어지는데 순간순간 코미디를 해야하니까 완급 조절이 되는 것 같아요. 마동석 씨가 아니었더라면 심각한 상황만이 계속될 수도 있었을 텐데 심각했다가 편하게 또 웃을 수 있는, 완급 조절이 됐던 것 같아요. 던지는 코미디 하나하나가 아이디어를 마동석 씨가 정말 많이 주셔서 그 안에서 많이 활용을 했어요. 감독으로서 마동석 씨에게 코미디 부분을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마동석과 김상중은 촬영을 하며 거의 애드리브가 없었다. 김상중은 시나리오에 쓰여있는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똑같이 구현하는 착한 모범생 유형이라면, 마동석은 자신만의 해석법으로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합을 맞추는 배우와 감독 모두에게 허락을 맡고 변주를 주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손용호 감독은 각기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에 각자의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동석 씨는 애드리브 같은데 애드리브가 별로 없어요. 감독과 상대 배우에게 물어봐서 그 사람이 웃으면 재밌구나, 라면서 실제로 하는 편이에요. 즉흥적이거나 그렇진 않고 준비성이 철두철미한 배우예요. 김상중 배우는 감독으로서 흐뭇해요. 의지가 많이 돼요. 오셔서 하시면 그냥 '오케이'였어요. NG나 한 번 더 해보자는 경우가 없었어요. 그래서 시간을 많이 벌었죠. 진짜 고마운 배우들이었어요."

영화 속에서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곽노순 캐릭터는, 손용호 감독이 처음부터 김아중을 염두하고 썼다. 여러 여자 배우들을 생각해봐도 감독의 머릿 속에 곽노순 캐릭터의 적역은 김아중이었단다. 그가 출연을 해줘서 한 번, 그의 활약에 또 한 번 고마움을 느꼈다.

"구색잡기로 여성 캐릭터를 끼워맞췄다는 판단이 나온다면 최악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중 씨를 놔두고 이 캐릭터를 썼어요. 곽노순 캐릭터가 들어오면서 밸런스가 맞았던 것 같아요. 진득거리지 않고 쿨하게 밀어부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연애 느낌이나 신파가 터진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고, 자기 것을 다 하고 쿨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한국 여배우들 중에 딱 떠오르는 분이 김아중 씨였어요. 스스로 많이 또 세공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절충하면서 만들었어요. 액션도 굉장히 잘하셔서 만족스러웠죠."

손용호 감독은 장기용에 대해서는 "마구잡이 액션을 해야해서 더 어려웠을 텐데 잘 해내줬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손용호 감독의 말에 많은 공감을 할 것이다. 마동석과 장기용이 처음 강렬하게 만나는 장면에서는 마동석의 노하우와 장기용의 열정이 만나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시즌2요?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요즘 세상도 답답하고 각자 스트레스도 많을 텐데 극장에 오셔서 속이 뻥 뚫리게, 기분 좋게 웃다가 속 시원하게 일어날 수 있는 오락 액션이라고 생각해요."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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