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치고 잘 달리는 김하성, 짚어야 할 한 가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병식 타격코치와 소통이 잘 된다."

키움 내야수 김하성은 생애 처음으로 시즌 100타점-100득점(14일까지 101타점-108득점)을 동시에 돌파했다. 2014년 강정호(117타점-103득점)에 이어 KBO 유격수 역대 두 번째 기록. 홈런 2개만 더하면 2016년(20홈런-28도루) 이후 3년만에 생애 두 번째 20-20클럽에도 가입한다.

김하성은 타자들이 고전하는 시대에 KBO 최고의 공격형 내야수로 거듭났다. 3할, 20홈런, 100타점이 가능하다. 군 복무까지 해결한 만 24세의 강타자. 유격수와 3루수를 동시에 소화하는데다 주루도 능하다.

장정석 감독은 12일 고척 LG전을 앞두고 "찬스에서 해결이 되지 않고 막힐 때 꼭 하성이가 한 방씩 해준다. 클러치능력이 좋다. 본인의 능력과 야구 센스, 노력이 더해졌다"라고 말했다. 유격수 100-100의 또 다른 주인공 강정호를 거론하며 "둘 다 멘탈이 강하다"라고 평가했다.

김하성의 올 시즌 승승장구에 놓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강병식 타격코치와의 건전한 소통이다. 나아가 키움 코칭스태프의 코칭 철학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일전에 키움의 한 타자는 "강 코치님에게 언제 머리를 염색하실 것이냐고 묻기도 한다"라고 웃었다. 당연히 농담이다.

코치와 타자 사이에 허물없는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조직의 성공에 소통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 걸 감안하면 그렇게 특별한 건 아니다. 한 발 더 들여다봐야 한다. 장 감독에 따르면 키움 코치들은 선수들의 타격 폼, 투구 폼에 쉽게 손을 대지 않는다.

장 감독은 "어떤 선수든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때까지 코치들이 절대로 먼저 손을 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강병식 타격코치가 타자들과 수시로 소통을 하지만, 타자들의 폼은 철저히 존중한다. 시즌 중이든 비 시즌이든 그렇다.

김하성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준비자세를 약간 수정했다. 배트를 쥔 손의 위치를 살짝 낮췄다. 임팩트 순간까지의 시간이 짧아지면서 타이밍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자연스럽게 낮은 코스의 공을 좀 더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성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변화 역시 김하성이 주도적으로 했다. 장 감독은 "캠프에서 강병식 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 폼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당분간 바꾸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만큼 선수가 연구를 많이 한다"라고 덧붙였다.

선수 주도의 연구 및 노력이 밑바탕이 된 상황에서 코치들과의 활발한 소통이 이뤄진다. 선수 개개인의 야구 능률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 과정 속에서 시간이 흐르고 개개인의 경험으로 축적되면서 키움 전체의 저력으로 이어진다. 장 감독은 "강병식 코치가 잘 하고 있다. 우리 팀 타격 성적이 가장 좋지 않나"라고 웃었다.

[김하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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