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입냄새' 담적병 치료해야...

구취(口臭)는 입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말한다. 원인은 다양하나 보통은 구강 위생 상태가 안좋은 경우 발생한다. 입안에 잔존하는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하면서 악취가 나기도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충치와 치은염, 혹은 당뇨병, 편도선염, 신장질환 등의 기저질환으로 구취가 발생하기도 한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 박사)은 "입냄새가 심한데 다른 기저질환과 치과적 이상이 없다면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라고 말한다. 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노폐물로 인해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것을 '담적(痰積)'이라고 하는데, 이 담적으로 인해 유발되는 각종 증상을 담적병(담적증)이라고 한다.

담적병으로 인해 위장 기능이 저하되고 그로 인해 담적은 더욱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게 되는데, 우선 소화불량을 비롯해 복부팽만감, 목 이물감, 복통, 설사, 변비, 잦은 트림과 위장 내 음식물 부패로 인한 구취 등의 소화기 증세를 유발한다.

이때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담적 독소가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옆구리 통증, 두통, 우울증, 불면증, 만성피로, 어지럼증, 생리통, 생리불순 등 전신 증상을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렇듯 광범위한 증상으로 인해 현대한의학에서는 담적병을 '담적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담적병은 위염이나 위궤양과 같이 위 내부가 아닌 외부 근육층의 무력화로 나타나는 위 기능 저하가 문제다. 따라서, 내시경이나 초음파, CT 등 각종 병원 검사로도 진단이 어려워서 보통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점이 대부분 6개월 이상의 장기치료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이처럼 진단이 까다로운 담적병(담적증후군)은 자가진단으로 그 증상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아래 통증이 있다.

둘째, 신경계 증상은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러움증 증상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있다.

끝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다.

박지영 원장은 "이들 증상 중 5가지 이상의 증상에 해당하면 담적병(담적증)을 의심하고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라면서 "담적병 치료방법은 체내에 퍼져있는 담적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운동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한약을 개인별 증상과 체질에 맞추어 처방한다. 한약은 체내 소실된 진액을 빠르게 보충하면서 각 장부의 균형을 이루게 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라고 전했다.

또 증상의 경중에 따라 위장경락순환을 촉진시켜주는 침 치료, 약침 치료, 온열요법 등을 병행하면서 소화불량, 입냄새를 포함한 각종 담적으로 인한 증상도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환자 스스로의 노력도 요구된다. 영양상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꾸준한 운동과 취미생활을 통해 인체의 신진대사를 돕고 스트레스를 관리한다면 담적병 재발 걱정에서 벗어나 다시 건강한 일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석희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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