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적병, 만성위축성위염ㆍ장상피화생 원인…치료방법은?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각종 위장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내시경 검사에서 만성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 진단을 받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위축성위염이란 위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로 그 자체로는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재발이 반복될 경우 장상피화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위장 상피세포의 점액과 중탄산염 분비기능이 저하되고 상피의 재생능력이 떨어지면서 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변형일 일으키면서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 으로 진행될 수 있다. 위 점막 세포의 손상과 재생이 오랫동안 반복되면서 대장이나 소장의 점막세포로 대체되는 것이다. 이때 위 점막의 분비샘이 없어지면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작은 돌기가 무수하게 생성되며, 붉은 점막이 회백색으로 바뀌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위암 발병률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에 장상피화생이 위암의 전 단계로 불린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 박사)은 "일시적인 소화불량이라면 소화제로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내시경검사를 통해 만성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을 진단받은 경우라면, 이미 위장기능이 많이 떨어지고 오랫동안 증상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위장 외벽에 쌓인 담적으로 인해 나타나는 담적병의 범주로 치료한다"라고 한다.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이란 스트레스나 피로,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노폐물에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담적'이 유발하는 각종 질환을 말한다.

담적병은 만성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명치통증, 옆구리통증, 잦은트림과 방귀, 목이물감,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증세를 유발한다. 담적 독소가 제거되지 않고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 두통, 우울증, 불면증, 집중력저하, 무기력증, 만성피로 증상, 여성의 경우 생리통, 생리불순 전신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담적병은 다양한 증상으로 '담적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담적병은 위장 외벽과 근육층 사이의 기능적인 문제로 위장내시경이나 복부초음파, CT 등의 각종 검사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담적병을 자가진단해볼 수 있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복부팽만감이 있고 윗배가 나온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아래 통증이 있다.

둘째, 신경계 증상은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 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가 잘 뭉치고 아프다 △오른쪽옆구리통증이나 왼쪽옆구리통증이 있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마지막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다 등이 있다.

위의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담적병을 의심해보고 담적병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박지영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담적병 치료에 한약 처방을 중요시 한다"라며 "한약의 각종 약재는 소실된 체내 진액을 보충하여 위장에 기운을 강화하고 소화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며, 담적 독소를 빠르게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굳어져있는 위장을 경락순환을 통해 풀어줄 수 있는 침치료와 위장에 몰린 체열을 해소하고 각 장부를 따뜻하게 보호해 균형을 이루도록 돕는 온열치료 등이 병행되면서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 담적병 증상의 개선은 물론 인체가 스스로 질병을 이기는 힘 '면역력'도 강화된다.

끝으로 박 원장은 "담적병은 기능적인 문제로 내시경이나 CT 등 각종 의학적인 검사로 진단이 안되는 특징이 있다"라며 "보통 증상이 한참 진행된 후에 치료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6개월 이상의 장기치료가 요구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질환의 특성을 알고 꾸준히 치료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담적병은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으로 치료 후 관리도 중요하다. 선천적으로 위장의 기능이 약하거나 술을 자주 마시거나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는 등의 생활이 반복된다면 담적병은 다시 재발하기 쉽다. 따라서, 재발을 막고 위장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료 중 혹은 치료 후에도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스스로 건강을 지키려는 올바른 생활자세가 요구된다.

[사진 = 부천 으뜸한의원 제공]

이석희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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