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한동희, 다양한 역할 경험하며 성장동력 삼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꼭 선발로 나간다고 좋은 건 아니다."

롯데 2년차 내야수 한동희가 20일 인천 SK전서 1군에 돌아왔다. 7월4일 SK전 이후 한달 반 만의 복귀. 복귀전까지 43경기서 137타수 30안타 타율 0.219 2홈런 7타점 11득점에 그쳤다. 87경기서 타율 0.232 4홈런 25타점 24득점을 기록한 작년보다 퇴보한 성적.

롯데는 한동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작년부터 대형 내야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전폭적으로 밀어줬다. 그러나 타격이 풀리지 않으면서 수비도 불안한 모습이 보였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서 장기 2군행을 피하지 못했다.

20일 1군에 돌아왔다. 주 포지션 3루가 아닌 1루수로 나섰다. 3루는 외국인타자 제이콥 윌슨이 있다. 일단 잔여시즌에는 한동희가 안정적으로 3루수로 나선다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베테랑 이대호와 채태인이 1루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나설 수 있다.

즉, 현 시점에서 한동희가 꾸준히 선발 출전할 상황도 아니다. 한동희로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공필성 감독대행은 한동희가 주전 3루수 뿐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면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꼭 선발로 나간다고 좋은 건 아니다. 선발 기회를 잡았을 때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선발로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한동희는 대타, 대수비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것이다. 최대한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팀 사정과 본인의 미래를 위해 받아들여야 한다. 공 감독대행은 "사실 신인이 바로 주전을 꿰차는 건 그 팀이 약하다는 증거다. 강팀들은 신인들이 조그마한 역할부터 시작해 점차 자신의 자리를 잡는다.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이다. 롯데는 수년간 리빌딩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지 못했다. 한동희 입단 전후로 3루에 확실한 주전 및 백업 구도를 만들지 못했다. 한동희가 입단하자마자 큰 역할을 맡았고, 어려움을 겪자 뚜렷한 플랜B 없이 팀도, 한동희도 어려움을 겪었다.

공 감독대행은 이제라도 한동희에게 부담을 줄여주면서, 적절히 1군 경험을 쌓게 하려고 한다. 윌슨이 있는 사정도 감안했지만, 한동희에게 20일 복귀전서 1루수를 맡긴 것도 3루수에 비해 수비 부담이 적은 걸 감안했다.

공 감독대행은 "결국 본인이 이겨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퓨처스리그서 잘하는데 1군에서 작아지는 모습을 스스로 극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매끄러운 성장을 돕는 게 벤치의 역할이다. 공 감독대행은 잔여시즌 이 부분을 이행하려고 한다.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