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프로듀스X101', 투표 독려라는 명분의 아이러니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엑스원(X1)이 탄생됐다. 누군가는 기쁨을 맛봤고, 누군가는 탈락했다.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로 인해 당락의 희비가 갈렸다.

지난 19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듀스X101'에서는 데뷔 그룹 X1(엑스원)의 멤버가 정해졌다. 1위 김요한부터 김우석, 한승우, 송형준, 조승연, 손동표, 이한결, 남도현, 차준호, 강민희, 이은상이었다. 100%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국민 프로듀서'들로 불리는 시청자들의 투표가 관건이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조작 논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1위부터 20위까지 표 차이가 다소 일정하게 생겼다는 것. 실제로 수많은 시청자들은 제보 메일을 보냈고, 메일에는 윗순위와의 표 차이를 정리한 것을 표로 만들어 의혹 제기의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엠넷은 22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당 내용에 대해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 없다"라고 전했다.

100% 투표로 이뤄진다며 투표를 독려했던 만큼, 이번 투표가 조작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 그닥 유쾌하지 않다. 특히 10대 연습생들의 꿈과 땀방울의 결과가 만약 조작이라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도 사라질 터. 의혹을 속 시원하게 풀어야 하건만, 입장을 밝히지 않고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팬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프로듀스X101'의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19일 밤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MC 이동욱은 방송 중 '데뷔 커트라인'이라는 명목 하에 9위부터 12위까지의 연습생을 발표했다. 방송 시작 약 1시간 후였던 이날 오후 9시 18분 기준 문자투표 현황은 남도현, 손동표, 김동현, 이한결이었다. 이에. 언급된 이들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시청자들은 이들 4명에게 투표를 집중적으로 시작했고 실제로 이들 중 남도현, 손동표, 이한결이 데뷔조로 결정됐다.

해당 내용을 발표하는 데도 오랜 시간을 질질 끌었다. 이게 과연 MC 이동욱의 문제는 아닐 것. 이동욱은 큐사인을 주는 프롬프트를 계속해서 지켜보며 시간을 질질 끌었고 지루하리 만큼 긴 시간이 지난 후에야 잔인하게도 4명의 이름을 발표했다. 결국 이들의 '커트라인 투표 독려'라는 명목이 누군가에게는 잔인한 탈락으로 이어졌다.

'프로듀스'는 방송 이후 줄곧 조작 의혹을 받았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지지했던 연습생이 예상치 못하게 탈락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름의 의혹 이유가 있었던 상황에서 '프로듀스' 팀은 명명백백히 밝힐 의무가 있다. 여기에 더해, 탈락 예상자를 발표하는 것이 투표 독려라고 쓰고 잔인한 폭력으로 읽히지 않을지, 아쉬움이 더해간다.

'프로듀스X101'은 입장을 밝힐 의무가 있다.

[사진 = 엠넷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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