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상문 감독도 흐뭇한 LG 한선태 1군 데뷔전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그럼요, 지켜봤죠."

LG 우완투수 한선태가 25일 잠실 SK전서 1군에 데뷔했다. 1이닝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했다. 누군가의 1군 데뷔전은 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한선태의 데뷔전이 특별했던 건 그가 이른바 '비선출'이기 때문이다.

한선태는 야구부가 있는 초~중~고~대학을 다니지 못했다. 국내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와 일본 독립리그에서 뛴 게 커리어의 전부다. 사실상 제대로 야구를 배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한일 독립리그에 진출하며 관심을 모았다.

더 놀라운 건 그런 한선태를 LG가 2019년 2차 10라운드 95순위로 선발한 점이다. LG로선 모험이었지만, 결국 한선태는 퓨처스리그를 거쳐 1군 무대까지 밟았다. 올 시즌 한선태는 퓨처스리그 19경기서 1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0.36을 기록했다.

사실 한선태의 신인드래프트 지명은 롯데 양상문 감독이 결정한 것이었다. 양 감독은 2018년에 LG 단장으로 재직했고, 당시 한선태를 눈 여겨봤다. 양 감독과 LG가 내부적으로 논의한 끝에 승부수를 던졌다.

양 감독은 26일 부산 KT전이 장맛비로 취소된 뒤 "한선태의 투구 장면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서 봤다. 폼이 좋더라. 사실 일반인으로서 갖기 쉽지 않은 폼인데, 폼이 너무 잘 만들어졌다"라고 웃었다.

계속해서 양 감독은 "야구를 배우지 못한 일반인이 독학으로 그 정도의 폼을 갖추는 건 불가능하다. 독학으로 했는데도 그 정도면, 분명 갖고 있는 자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뽑았다"라고 돌아봤다.

또 하나. 양 감독은 올해 한선태를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롯데는 11~13일 잠실에서 LG와 원정 3연전을 치렀다. 당시 LG 류중일 감독이 1군 선수단에 한선태를 잠시 합류시킨 상태였다. 그때 한선태가 지나가는 양 감독에게 인사했고, 양 감독도 격려했다.

양 감독은 자신에게 불쑥 인사한 한선태를 알아보지 못했다. 양 감독은 "누구냐?"라고 물었고, 한선태는 "저 한선태입니다"라고 했다.

[한선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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