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실책-타선 침묵' 류현진, 또 다시 무산된 10승-50승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류현진(32, LA 다저스)이 아홉수에서 또 다시 벗어나지 못했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4연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비자책) 94구 호투에도 10승에 실패했다.

이날은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2위 류현진의 시즌 14번째 선발 경기였다. 경기 전 기록은 13경기 9승 1패 평균자책점 1.36. 최근 등판이었던 11일 LA 에인절스 원정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고 3-1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겼지만 불펜 난조에 시즌 10번째 승리와 메이저리그 통산 50번째 승리가 동시에 날아갔다.

이날 10승-50승 재도전 전망은 이전보다 밝았다. 류현진이 최근 2경기 연속 원정 마운드에 오르다 3경기 만에 홈으로 돌아왔기 때문. 올 시즌 홈, 원정 가릴 것 없이 호투를 펼치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홈 6경기서 무려 6승 무패 평균자책점 1.01(44⅔이닝 5실점)의 강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승률 100%라는 지표가 10승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들었다.

그러나 야구는 팀플레이였다. 투수 혼자만의 호투로는 승리가 불가능했다. 류현진은 컵스를 만나서도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1회 2사 1, 2루 위기를 극복한 뒤 4회까지 큰 위기 없이 순항했고, 5회 선두타자 자모라 주니어의 안타와 호세 퀸타나의 희생번트로 2사 2루에 처했지만 에디슨 러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문제는 6회 수비였다. 선두타자 하비에르 바에즈를 3루수 저스틴 터너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시킨 게 화근이었다. 이후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우측 애매한 곳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는 불운까지 맞았다. 수비수 3명이 타구를 향해 모여들었지만 아무도 잡지 못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았다. 앤서니 리조를 초구에 3루수 직선타 처리한 뒤 윌슨 콘트라레스에게 2루수 쪽으로 향하는 평범한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그러나 이번엔 좌측으로 쏠린 극단적 수비 시프트로 인해 타구가 외야로 향하며 적시타가 됐다. 이후 데이비드 보트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타선의 침묵도 아쉬웠다. 초반 빅이닝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회 2사 후 상대 선발 호세 퀸타나가 흔들린 틈을 타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계속된 2사 만루서 러셀 마틴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각종 찬스들이 투수 타석에 걸린 것 역시 불운이었다. 4회 2사 2루서 류현진이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고, 2-2로 맞선 6회 무사 2, 3루에선 마틴의 삼진에 이어 대타 알렉스 버두고가 고의사구로 1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류현진이 등장해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대타 작 피더슨까지 나서 류현진을 도우려 했지만 2루수 땅볼을 기록하며 이닝이 그대로 끝났다.

이날 10승과 통산 50승에 또 다시 실패했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위대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에는 8월 3일 컵스전 승리로 21경기 만에 10승 고지에 올라섰고, 2014시즌에는 7월 14일 샌디에이고전 승리로 18경기 만에 10번째 승리를 신고했다. 이날은 류현진의 시즌 14번째 등판이었다. 10승 실패에도 낙담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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