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뒤흔든 ‘기생충’ 봉준호 감독, ‘위대한 동반자’ 송강호에 영광 돌려 "뭉클"[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한국 영화 100년 사상 가장 가슴 뭉클한 장면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나왔다. 한국인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송강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것. 이들은 한국 영화사 최고 걸작 중 하나인 ‘살인의 추억’ 부터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기생충’까지 네 편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며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했다.

봉준호 감독은 25일(현지시간)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불어 준비를 못 했다. 불어 연습은 제대로 못 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루즈 클루조,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린다”며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이어서 봉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되게 큰 영화적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은 나와 함께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기에 가능했고, 홍경표 촬영감독, 이하준, 최세연, 김서영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많은 아티스트들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게 해 준 바른손과 CJ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무엇보다도 ‘기생충’은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영화고,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나의 동반자인 우리 송강호의 멘트를 꼭 이 자리에서 듣고 싶다”며 송강호 배우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송강호 배우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 모든 배우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는 말로, 배우들에게 감사의 뜻을 돌렸다.

봉준호 감독은 포토콜 행사에서 황금종려상을 송강호에게 건네주는가 하면, 상을 들고 함께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등 감동의 순간을 만끽했다.

지난달 22일 ‘기생충’ 제작보고회에서 봉준호 감독은 "강호 선배님과 있으면 제가 영화를 찍으며 과감해지고, 어려운 시도도 할 수 있다. 그런 의지가 되는 선배님이다"라며 "이번에도 작업하며 너무 좋았었다. 제가 요즘 축구를 많이 보는데, 메시나 호날두가 경기에 있으면 작은 패스나 동작하나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고, 수준을 바꾼다. 강호 선배님은 배우로서 그런 존재다"라며 존경을 보냈다.

송강호 역시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말은 정말 영광스럽다. 매번 놀라운 상상력과 통찰력을 보여주고 끝없이 도전하는 분이다. 개인적으로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느낌과 '기생충'이 가장 비슷한 느낌이었다. '괴물', '설국열차'는 장르적 재미와 묘미를 줬다면, '살인의 추억' 이후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놀라운 변화이자 진화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봉준호 감독이 훗날 차기작에서 송강호와 어떤 미학세계를 펼쳐낼지 영화팬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편 '기생충'은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장편 영화다.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로, 오는 30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AFP/BB NEWS, CJ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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