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두번 살다' LG의 운명을 바꾼 비디오판독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경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바로 LG 김용의의 번개 같은 주루플레이였다.

LG가 마침내 4연패에서 벗어났다. LG는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SK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LG는 빈타에 허덕였다. SK 선발투수 브록 다익손에게만 삼진 12개를 당했다. 9명 선발 전원이 당할 정도로 집단 부진이 이어졌다.

그래도 LG에게는 투수력이 있었다. 이우찬이 4⅔이닝 동안 1점으로 막았고 정우영, 진해수, 김대현, 고우석으로 이어지는 계투가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1-1 동점을 거듭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1-1 동점에서 맞이한 9회말 공격. 유강남이 유격수 방면으로 내야 안타를 치자 LG는 주저하지 않고 김용의를 대주자로 기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용의의 빠른 발이 빛나기 시작했다. 이천웅의 타석 때 SK 배터리가 보여준 빈틈을 파고든 김용의는 2루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당초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 판정을 얻어냈다.

극적인 순간은 한번 더 있었다. 2사 만루로 이어진 상황.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고 백승건의 폭투가 나왔다. 공이 포수 뒤로 빠진 것이 아니어서 주자의 판단력이 중요했다. 김용의는 다시 한번 과감하게 홈플레이트로 몸을 던졌고 이번에도 비디오 판독을 통해 최종적으로 세이프 선언을 받고 끝내기 승리를 확인했다.

경기 후 김용의는 "코치님들께서 2루로 갈 수 있는 상황이면 언제든지 가라고 해주셨다. 빈틈이 보이면 언제든지 간다고 생각했고 공이 원바운드되는 순간에 뛰었다"라고 과감하게 뛸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말했다.

하마터면 싹쓸이 패배를 당할 위기였던 LG로서는 다시 오름세를 탈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 김용의는 "연패를 끊어서 다행이다. 오늘을 계기로 팀 분위기도 상승세를 이어가서 이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LG 김용의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9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 vs SK 와이번스의 경기 9회말 2사만루서 SK 백승건의 폭투때 홈을 밟은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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