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이용권, 이대성과 현대모비스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겠다고 했어요."

10일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였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서 우승하면 이대성에게 완전한 자유이용권을 주겠다"라고 말했다. 이미 그 전부터 유 감독과 이대성은 '자유이용권'을 두고 유쾌한 설전이 있었다.

결국 현대모비스가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대성은 MVP에 선정, 자신의 시대가 열린 걸 증명했다. 당당히 자유이용권을 얻었다. 유재학 감독은 우승 직후 "방금 대성이에게 직접 주겠다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자유이용권이란, 이대성이 좀 더 코트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는 플레이를 용인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대성은 농구에 대한 열정, 에너지가 넘친다.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했지만, G리그를 거쳐 NBA에 도전할 생각까지 했다. 소고기, 돼지고기, 찌개나 국물 류를 멀리하는 대신, 계란, 닭가슴살 등을 먹고 철저히 몸 관리를 한다. 연습벌레로서의 일화는 이미 널리 알려졌다.

그 결과 이정현(KCC)과 대등한 수준으로 평가 받을 정도의 KBL 탑클래스 가드로 성장했다. 프로에 데뷔한 뒤 좋은 수준의 선수지만, 그 이상의 부족한 2%를 메우지 못해 최정상급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많은 선수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대목.

실제 이대성은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극강의 수비력을 발휘하면서, 공격에서도 점점 진화했다. 데뷔 후 초창기만 해도 슈팅기술은 평범했다. 그러나 이제 점퍼, 3점슛, 돌파, 페이드어웨이슛, 플로터 등 다양한 기술을 뽐낸다. 클러치 상황서도 매우 강력하다. 속공, 얼리오펜스 전개 및 마무리 능력은 말할 것도 없다.

다만, 유 감독은 이대성의 그 열정과 에너지가 때때로 팀을 해칠 정도로 실전에 표출되는 걸 경계한다. 여전히 개개인이 팀 농구를 벗어난 수준으로 튀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반면 이대성은 자신의 개성을 더 발휘하고 싶은, 농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여전하다. 유 감독과 이대성이 자유이용권을 두고 밀고 당기기를 했던 핵심이다.

이대성은 시즌 중 유 감독과의 면담에서 솔직한 감정도 털어놨다. 그는 "솔직히 원망도 했고 미워하기도 했다. 감독님도 내게 실망했다. 시즌 중반 감독님에게 그대로 말씀 드렸다. 이후 오히려 편해졌다. 감독님에게 더 다가간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정말 열심히 하고 성실하다. 그걸 코트에서 보여주는 선수다. 몸 관리도 엄격하게 한다. 그 본보기가 대성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코트에서 좀 더 이타적인 마음을 갖고 플레이 하길 바란다. 팀을 위해 진정한 리더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대성이 지신의 개성을 충분히 발휘하되, 팀 농구를 망치지 않길 바란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공격과 패스를 선택하는 효율성을 끌어올리길 바란다. 유 감독은 "대성이가 대성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자유이용권이라고 본다. 본인이 좋아하는 플레이를 하게 만들어놓고, 거기에서 조금씩 다듬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대성 역시 "그렇다고 프리스타일 농구를 하는 건 아니다. 감독님이 나를 더 믿어주겠다는 것이다. 내년에 더 신나고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양동근이 건재하다. 그는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0년, 15년 전과 다르다는 건 인정한다"라고 말했다. 팀 구조를 볼 때, 양동근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장기적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이대성이 맡아야 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자유이용권 실현 과정에서 유 감독과 이대성의 케미스트리가 어떻게 발휘될지 지켜봐야 한다. 현대모비스가 왕조 구축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이대성. 사진 = 울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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