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MVP’ 이정현 “2년 전 MVP 무산, 성숙해질 수 있었다”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전주 KCC 주득점원 이정현이 생애 처음으로 MVP 트로피를 품었다.

이정현은 20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경기 시상식에서 국내선수 MVP로 선정됐다. 이정현은 유효 투표수 109표 가운데 76표를 획득했다. 12표에 그친 이대성, 함지훈(이상 현대모비스)을 여유 있게 제치며 MVP 트로피를 품었다. 이정현에겐 상금 1,000만원도 주어졌다.

2010-2011시즌 안양 한국인삼공사(현 KGC인삼공사)에서 데뷔한 이정현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세를 보여줬다. 데뷔시즌에 팀 동료 박찬희와 신인상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고, 2년차 시즌에는 식스맨상을 수상했다. 2016-2017시즌에는 오세근과 원투펀치를 이뤄 KGC인삼공사를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가치를 끌어올린 이정현은 2016-2017시즌 종료 후 FA 협상을 통해 전주 KCC로 이적, 진정한 ‘THE MAN’으로 거듭났다. ‘금강불괴’라는 별명답게 대표팀에 차출된 시기를 제외하면 결석 없이 시즌을 소화했고, 특히 올 시즌에는 생애 첫 트리플 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정현은 올 시즌 51경기에서 평균 17.2득점(국내 1위) 3.1리바운드 4.4어시스트(전체 4위) 1.3스틸을 기록했다. 또한 생애 첫 트리플 더블을 작성하기도 했다. 국내선수 MVP로 이견이 없는 경기력을 보여준 셈이었다.

이정현은 “부족한 나를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 조금 더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MVP로 선정된 소감은?

“부족한 나를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 조금 더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올 시즌은 대표팀 일정 때문에 많이 못 쉬었다. 비시즌 운동을 거의 못했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 조금 헤맸던 것 같다. 그래도 팀에서 나에게 맞춰주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시즌 중반부터 적응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 아직도 만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발전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상을 받아봤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상일 것 같다.

“믿기지 않는다. 사실 2년 전(KGC인삼공사 시절) 받을 수 있을 거란 착각을 했다. 그때 이후로 MVP를 머리에서 지웠다. MVP보단 조금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좋은 상을 받은 것 같다. 아직도 얼떨떨하다.”

-2016-2017시즌에 MVP를 못 받아 서운했나?

“솔직히 서운했다. 어디서 이 얘기를 해본 적 없는데, KGC인삼공사에서 정규리그 1위 했을 때 내가 받을 줄 알았다. 내 착각이었고, 오산이었던 것 같다. 그때 많이 성숙해졌다. 그래도 이번에 표를 많이 주셔서 감사드린다.”

-이번에는 MVP를 받게 될 거라 예상했나?

“주위에서 MVP 얘기를 하시고, 받을 사람이 없다는 소리도 들었다(웃음). MVP를 못 받은 적이 있어서 아예 생각을 안 했다. 조금 더 높은 순위로 팀이 올라가는 게 목표였다. MVP 생각은 많이 안 했다.”

-전신 현대 시절 포함 20년만의 MVP를 받게 된 소감은?(1998-1999시즌 현대 이상민)

“좋은 팀에 데려와주신 단장님, 명예회장님께 감사드린다. 명문팀에서 상을 받게 돼 기분 좋다. 나 혼자만 해서 받은 게 아니다. 내가 조금 더 빛날 수 있게 동료들이 도와줬고, 감독님이 내 위주로 전술을 짜주신 덕분이다. 코칭스태프 공이 크다. 앞으로도 믿음이 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대표팀을 오가며 1옵션 역할을 수행하느라 몸도 많이 지친 모습이었는데?

“1옵션은 부담이 많다. 지거나 연패를 당하면 내 탓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지면 괴롭다. 주위에서 편하게 농구하라고 조언해주신다. 그런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 대신 책임감, 내가 더 해야겠다는 마음을 강하게가졌다. 어느 선수든 올 시즌은 빠듯했다. 조금 더 좋은 경기력을 못 보여드린 게 아쉽다. 경기일정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긴다면, 선수들이 보다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나 장면이 있다면?

“트리플 더블을 해본 적이 없는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기록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정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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