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이언 반등 조짐? 추일승 감독 진단과 이승현 한 마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

오리온 단신 외국선수 조쉬 에코이언의 '기복'은 언젠가부터 '부진'으로 바뀌었다. 좋을 때가 있어야 기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임팩트가 떨어졌다. 심지어 16일 KGC전 직전 몸을 풀다 무릎을 삐끗하면서 오히려 오리온에 '기회'라는 말까지 들렸다.

부진한 오리온을 바꿔버리면 된다는 뜻. 그러나 현 시점에서 외국선수를 새로 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 시즌 첫 외국선수 제쿠안 루이스를 다시 데려올 수 있다. 그러나 현재 D리그에 몸 담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시즌이 거의 끝나가지만, 에누리 없이 바이아웃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내보낼 때가 언제인데 다시 데려온다고 하면 되겠느냐"라고 고개를 저었다. 새 외국선수를 영입해도 비자발급까지 며칠이 걸리는 걸 감안해야 한다.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23일. 어떻게든 이번 플레이오프에는 에코이언과 함께 해야 한다.

에코이언은 10개월 전 무릎 수술을 받았다. 뛸 수 있는 컨디션이었지만, 오리온에 올 때부터 무릎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추 감독은 에코이언에게 충분히 재활할 시간을 주면서 세심히 배려했다. 본인의 의지도 대단했다. 실제 성실히 운동했다.

그러나 에코이언은 몸 상태가 올라오는 과정에서 KBL 특유의 복잡한 디펜스에 적응하지 못해 침체기에 빠졌다. 3점슛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177cm의 단신. 상대는 포워드를 붙이거나 스크린을 받을 때 파이트스루로 대응, 순간적으로 더블팀을 했다. 에코이언도 답을 찾지 못했다.

이후 추 감독은 스크린을 최소화하고 코트를 넓게 쓰면서 빠른 패스게임으로 에코이언 옵션을 살려줬다. 그럼에도 에코이언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추 감독이 에코이언의 몸 상태와 경기흐름을 감안, 2~3쿼터에도 조금씩 교체하면서 경기를 운영한 것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추 감독은 "심리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승현, 허일영에 의하면 에코이언은 성격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한다. 특히 3년 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조 잭슨과는 성격이 정 반대라는 게 허일영의 증언.

그러자 이승현이 19일 KT와의 최종전 하프타임에 에코이언에게 한 마디를 했다. 그는 "'너는 나보다 나이도 많은데 왜 그렇게 주저하느냐'라고 했다. 그랬더니 3쿼터에 폭발적으로 들어가더라"고 말했다.

에코이언은 KT전 3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터트렸다. 14점을 올렸다. 실제 이승현의 말에 용기를 얻고 3점슛이 폭발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현 시점에서 추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했다. 에코이언이 헷갈릴 것을 의식, 에코이언이 뛸 때 지역방어도 많이 하지 않는다.

추 감독은 "에코이언이 플레이오프서 한 번쯤 터질 때가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오리온은 대릴 먼로와 이승현, 최진수 위주의 스페이스 게임과 속공을 기본 축으로 삼는다. 그러나 농구가 항상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그럴 때 경기흐름을 바꿀 수 있는 에코이언의 한 방이 절실하다.

추 감독은 "외국선수들이 좀 더 터져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6강 플레이오프서 상대할 KCC에는 에코이언보다 더 작은 마커스 킨이 있다. 에코이언과 킨의 임팩트가 시리즈 주인공을 가를 변수 중 하나다. 추 감독은 "에코이언이 살아날 조짐을 보여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에코이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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