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리포트: 쏜튼의 포효, 정규시즌 우승 9부능선 넘은 KB

[마이데일리 = 아산 김진성 기자] KB가 또 다시 우리은행을 따돌렸다. 정규시즌 우승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매직넘버는 2.

우리은행과 KB의 23일 시즌 마지막 맞대결. KB의 상대전적 우위가 확정됐다. 그래도 KB는 이겨서 2경기 차로 벌리면 잔여 4경기서 2경기만 잡아도 자력 우승을 확정한다. 반면 우리은행은 이날 무조건 이긴 뒤 KB가 잔여경기서 최소 1패를 한다는 가정에 잔여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입장.

우리은행은 초반 모니크 빌링스와 임영희, 김정은의 2대2가 계속 나왔다.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 루트. 빌링스는 수비수에 관계없이 골밑에서 과감하게 뜨며 슛을 시도하면서 최소한 파울을 얻는 스타일. 김정은과의 깨끗한 2대2에 의한 자유투 득점까지. 발도 빨라 박지수를 순간적으로 제치고 두 차례 드라이브 인 득점도 해냈다. KB는 상대 골밑 스크린에 헷지를 택했지만, 원활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외곽슛 감각은 심상치 않았다. 임영희와 김정은이 2대2에서 파생되는 패스게임에 의한 3점포를 잇따라 꽂았다. 그러나 1쿼터 막판 실책이 나오면서 흐름이 끊겼다. KB는 초반부터 카일라 쏜튼의 골밑 공격을 내세웠으나 정확성이 떨어졌다. 대신 강아정의 돌파와 3점포, 4분의3지역에서의 프레스와 염윤아의 스틸, 쏜튼의 골밑슛이 나왔다.

그리고 1쿼터 종료 직전 심성영과 박지수의 깔끔한 2대2가 나왔다. 2쿼터에 대한 복선. 2쿼터 초반 우리은행이 박혜진, 최은실의 정확한 미드레인지슛이 터지는 사이, KB는 강아정의 재치 있는 돌파와 파울 유도, 염윤아의 패스에 의한 심성영의 3점포로 맞받아쳤다. 그리고 심성영과 박지수의 2대2, 염윤아의 돌파가 나왔다.

4분13초전. 박지수와 김소니아의 몸 싸움. 김소니아가 팔로 박지수를 밀어 넘어뜨렸다. 그러나 디펜스 파울 콜은 없었다. 안덕수 감독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테크니컬파울 경고를 받았다. 이후 염윤아가 골밑에서 최은실을 상대로 포스트업 득점을 올린 뒤 파울을 얻었다. 그러나 느린 그림상 접촉은 없었다. 보상판정이 의심되는 장면.

이후 염윤아의 재치 있는 돌파, 어시스트에 의한 김민정의 속공득점으로 KB의 근소한 리드. 그런데 1분3초전 우리은행 김소니아가 김정은의 패스를 받아 골밑슛을 넣은 뒤 강아정이 테크니컬파울을 받았다. 심판을 쳤다는 이유였다. 이후 강아정과 박지수의 2대2로 KB의 근소한 우세가 이어졌다.

KB가 3쿼터 초반 우리은행을 무득점으로 묶고 연속 13득점했다. 쏜튼이 펄펄 날았다. 3점포와 스피드, 탄력을 앞세운 원맨 속공까지. 특유의 세리머니까지 나왔다. 우리은행은 쏜튼의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제어할 카드가 사실상 없다. 공격정확성을 높여 상대 속공 빈도를 낮춰야 했으나, 3쿼터 초반 활동량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런데 KB는 10점차로 벌린 뒤 실책, 이지슛 미스로 15점차 내외로 달아나지 못했다. 10점차와 15점차는 다르다. 노련한 우리은행에 10점차는 여전히 승부처서 극복할 수 있는 차이. 우리은행은 빌링스, 임영희 등의 돌파로 조금씩 추격했다. 3쿼터 종료 직전 박혜진의 3점포로 9점차 추격. 4쿼터 추격의 불씨를 살린 한 방이었다.

4쿼터 시작하자마자 강아정의 강력한 3점포가 나왔다. 10~15점의 스코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박혜진과 빌링스의 2대2가 여의치 않았다. 일단 염윤아가 박혜진이 패스할 틈을 좀처럼 주지 못했다. 빌링스가 스크린을 할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또한, 빌링스가 스크린을 걸때 박지수가 적절한 헷지를 하거나, 혹은 따라 나오지 않고 골밑을 적절히 지킨 뒤, 빌링스의 슛 타이밍에 맞춰 수직으로 뜨며 수비했다. 빌링스는 스크린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더블팀을 당하자 대처하지 못했다. 그 사이 KB는 쏜튼이 상대 파울을 유발, 적절히 자유투로 점수를 만들었다.

우리은행은 빌링스가 스틸과 속공 득점을 올리며 한 숨 돌렸다. 그러나 KB는 강아정의 재치 있는 스틸과 속공으로 맞섰다. 우리은행은 저조한 활동량에 발목을 잡혔다. 김정은이 쏜튼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임영희의 슛은 계속 림을 벗어났다. 체력저하가 두드러졌다.

경기종료 2분34초전. KB 핵심 박지수의 4파울. 그러나 우리은행은 역이용할 힘이 없었다. 이미 15점차 리드. 우리은행은 빌링스가 수비를 강하게 할 수 없는 박지수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분전했으나 점수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KB의 74-59 완승. 이제 KB는 잔여 4경기 중 2경기만 이기면 된다. 정규시즌 우승 9부능선을 넘었다. 우리은행은 상대적인 입장에서 전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물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KB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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