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엔터테인먼트 덩치 키우기, 쥬라기 월드가 열린다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엔터가의 쥬라기 월드가 열린다. 대기업의 제작사, 엔터테인먼트 진출이 활발해지며 미디어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엔테터인먼트의 거대화는 CJ의 공격적인 세력 키우기로부터 시작됐다. tvN 등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CJ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콘텐츠 제작집단 CJ ENM으로 자리 잡았다. CJ오쇼핑이 흡수합병하면서 출범한 CJ ENM은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을 보유하고 있다.

CJ E&M으로부터 600억 이상의 자본을 투자받아 탄생한 스튜디오 드래곤은 태생부터 공룡이었다. 여기에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김은숙, 박지은 등 스타작가가 소속된 화앤담 픽처스와 전지현이 소속된 문화창고를 인수해 덩치를 한층 키웠다.

최근에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인수,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의 합작사 설립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M 역시 공격적인 엔터 모으기로 덩치를 키우며 엔터업계에 뛰어들었다. 이병헌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 공유와 공효진 소속사 숲엔터, 김태리외에 32명의 배우를 보유한 제이와이드컴퍼니 등을 인수했다. 여기에 박보검, 송중기의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와 인수합병을 진행 중이다.

이미 최대 음원유통 플랫폼 멜론과 아이유 등이 소속된 페이브엔터테인먼트를 보유한 카카오M은 최근 김성수 전 CJ ENM 대표를 카카오M 대표로 영입해 콘텐츠 확장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였다. 제작사 메가몬스터를 설립해 최근 MBC 드라마 '붉은달 푸른해'를 선보였으며 tvN '진심의 닿다' 또한 방송을 앞두고 있다.

멜론과 음반 투자유통으로 쌓아온 음악 사업에 대한 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배우 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통해 아티스트를 한 바구니에 담으며 카카오M 내에서의 자체제작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방송계에 오랜 시간 터전을 짓고 있던 엔터업계들 역시 덩치 키우기에 동참 중이다. 엑소, 레드벨벳 등 톱가수들을 배출해낸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SM C&C를 통해 드라마 및 예능 제작에 앞장섰다.

볼멘소리 역시 적지 않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강화되며 대기업의 미디어 진출 및 엔터업계들의 공격적 인수합병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정과 함께 중소 기획사들이 설 곳은 점점 없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이 함께 한다.

대기업의 자본을 바탕으로 대중은 양질의 콘텐츠를 만나볼 기회가 점차 많아지겠지만, 강자들만의 치열한 쥬라기월드는 어쩐지 씁쓸하다.

[사진 = 각 회사 로고]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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