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라이브] '뛰고 싶었던' 이승우, 벤투 호출에 전력 질주

[마이데일리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안경남 기자] “경기에 뛰고 싶고, 나가고 싶었다” 물병 논란 후 바레인과 16강전에서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이승우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면서도, 정말로 경기에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서 연장 접전 끝에 김진수의 헤딩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8강에 진출한 한국은 오는 25일 ‘중동의 강호’ 카타르와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붙게 됐다.

바레인전의 가장 큰 소득은 이승우 카드다. 대회 직전 나상호의 부상 낙마로 긴급 호출된 이승우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연속 벤치를 지켰다. 특히 중국과의 3차전에선 벤투 감독이 마지막 교체 카드로 구자철을 부르자 물병을 차고, 정강이보호대를 던지며 분노했다.

이승우의 돌출 행동은 논란이 됐고, 벤투 감독이 팀 미팅을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물병 논란에도 이승우는 출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했다. 그리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16강전에서도 터치라인 밖에서 수시로 경기를 지켜보며 자신이 들어갔을 때 상황을 이미지트레이닝했다.

이승우는 “몸을 풀 때부터 경기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바레인전도 조금이라도 더 뛰고 싶었다. 그리고 나중에 들어갔기 때문에 많이 뛰면서 형들을 돕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43분 벤투 감독이 이승우를 호출했다. 터치 라인에서 몸을 풀던 이승우는 벤치까지 전력 질주한 뒤 조끼를 벗고 출격을 준비했다. 그리고 벤투 감독의 지시를 듣고 경기장에 투입됐다.

이승우는 “벤투 감독이 공격적으로 하라고 했다. 그리고 안에서 공을 받아 풀어 달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의 이승우 교체 투입은 적중했다. 저돌적인 돌파로 바레인을 수비를 흔들자 공간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후 김진수가 들어갔고, 이용의 크로스를 김진수가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벤투 감독도 처음으로 이승우를 칭찬했다. 그는 “이승우를 교체로 넣은 건 팀에 활기를 주기 위해서였다. 이승우는 역습 찬스에서 공을 갖고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는 선수다. 무엇보다 몸 상태가 좋아서 교체 투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물병 논란으로 이슈가 됐던 이승우의 아시안컵은 이제 시작이다. 어쩌면, 카타르와 8강전이 이승우 카드의 진짜 위력을 볼 수 있는 무대일지도 모른다.

[사진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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