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받았다” KT 유한준, 전 주장 박경수에 고마움 표한 이유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새 술은 새 부대에!’ 이강철 체제로 새 시즌을 맞는 KT는 주장도 바꿨다. 신명철-박경수에 이어 외야수 유한준이 KT의 3대 주장으로 가교역할을 맡게 됐다.

유한준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 선수단 신년 결의식에 참석, 2019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KT 이적 후 4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유한준은 최근 3년간 주장을 맡았던 박경수의 뒤를 이어 주장 역할도 소화한다. “군대 있을 때 병장 진급하며 자연스럽게 주장을 맡게 된 이후 처음이다(웃음).” 유한준의 말이다.

유한준은 “사실 책임감이 너무 크고, 부담도 든다. 주장이 된 후 ‘팀을 어떻게 이끌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젊은 선수가 많은 팀에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첫 번째 일이라 생각했다. 책임감을 갖고 라커룸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한준은 이어 “활발한 편이 아니어서 그동안 조력자 입장에서 밑받침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 변화된 모습으로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고 싶다. 실패를 많이 겪어서인지 선수들이 대체로 주눅들어있다. 젊음이 무기다. 선수들이 눈치 안 보고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유한준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 수석코치를 맡았던 이강철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이강철 감독은 과거 인연이 있었던 데다 팀 내 최고참이 된 만큼, 유한준이 주장을 맡아주길 팀 내에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준은 “감독님, 단장님 모두 생각을 하고 계셨던 것 같다. 특히 감독님께서 요청을 하셨다. 나도 나름대로 주장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 (박)경수가 3년 동안 주장을 안 내려놓더라(웃음). 계약 마지막 해인데다 최고참이 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임하려고 한다. 감독님도, 나도 서로의 스타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믿고 맡겨주신 만큼, 부응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경수에게 감동을 받았던 일화도 전했다. 유한준은 “경수가 주장을 내려놓은 직후 내 옆으로 라커를 옮기겠다고 했다. 옆에서 조력자 역할을 해주겠다고 말해줘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유한준의 바로 옆 라커는 황재균이 쓰게 됐다. “구단과 협상하는 사이 (황)재균이가 그 자리를 치고 들어갔다. 그러고 미국으로 도망갔다(웃음)”라는 게 박경수의 설명이다.

넥센 시절 2014시즌부터 기량이 만개한 유한준은 2015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60억원의 계약을 체결, KT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3시즌 모두 타율 3할을 기록하는 등 기복 없이 활약했던 유한준에게 2019시즌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시즌이다. 각오가 남다를 터.

유한준은 “이제 FA라고 하기엔 거창한 나이다. (계약)마지막 시즌인데 개인적인 부분은 다 내려놓았다. 팀이 잘 되고, 잘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 어쩌면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어 감회가 새롭다”라고 말했다.

창단 후 줄곧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KT는 2019시즌을 이강철 감독 체제에서 맞이, 창단 첫 5할 승률과 포스트시즌에 도전한다.

유한준은 “5할 승률을 목표 삼고 있는데, 솔직히 어려운 목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난 시즌에는 접전에서 많이 졌는데, 반타작만 했어도 충분히 5할이 가능했다. 결국 분위기 싸움이다. 초반에 뒤집어졌을 때 회복하는 부분이 약해 접전에서 많이 졌던 것 같다. 접전승부에서 절반만 이기면 5할, 포스트시즌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한준은 더불어 “비시즌, 시즌에 각각 어떤 루틴을 가져가야 하는지 서툰 선수들도 분명 있다. 팀 문화, 루틴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주고 싶다. 선수들이 그게 밑바탕이 돼 성장하고, KT 소속 선수라는 것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질 있도록 돕겠다”라고 전했다.

[유한준.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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