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보단 수비’ KT 이강철 감독이 꼽은 취약 포지션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이강철 감독은 ‘하위권 탈출’이라는 KT 위즈의 숙원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까.

이강철 감독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 선수단 신년 결의식에 참석, 2019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강철 감독은 “감독이라는 게 실감이 나고, 책임감도 많이 따른다. 나를 포함한 선수단과 스태프, 사장님 이하 프런트. 다 함께 잘하자”라고 굵고 짧은 포부를 전했다.

“많이 얘기해봐야 선수들이 기억을 못하더라(웃음)”라고 운을 뗀 이강철 감독은 “편하게,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신년 결의식을 마친 KT는 오는 29일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며 본격적으로 2019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코치로서 잔뼈가 굵지만, 이강철 감독도 사령탑이 된 이후 맞이하게 되는 첫 스프링캠프다.

이강철 감독은 “타선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 수비 쪽에 중점을 둬야 한다. 특히 유격수, 1루수, 좌익수에 비중을 두고 있다. 타격보단 수비에서 안정된 팀을 만들어야 한다. 코치들에게도 ‘타자들은 있으니 수비 안정화를 신경써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현역시절 KBO리그를 호령한 투수였던 만큼, 이강철 감독이 KT 마운드에 어떤 마법을 일으킬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투수들은 훌륭하다. 다만, 보직을 잘 잡아줘야 할 것 같다. 선발은 4명의 윤곽이 잡혔지만, 5~6선발은 아직 미지수다. 이대은은 아직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는 투수다. 김민도 마찬가지고, 외국인투수들의 기량도 아직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7선발까진 만들어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시즌만 치르면 성적은 나온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강철 감독은 마무리투수를 기존의 김재윤에 국한시키지 않겠다는 구상도 마쳤다. 엄상백이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이강철 감독은 더불어 “기대되는 선수를 1명만 꼬집을 순 없겠지만, 투수들이 대체로 잘 올라왔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라고 전했다.

KT는 제10구단으로 KBO리그에 합류했지만, 창단 후 번번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2018시즌에 창단 첫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성과였다. 부진을 거듭했던 KT는 감독 경력이 없지만, 코치로 굵직한 경험을 쌓은 이강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체질 개선을 노린다.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은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선수를 바꿨다. 어느 팀이 우세하다고 점치기 쉽지 않고, 무너지는 외국선수가 나올 것이다. (외국선수가)무너지지 않고 초반에 치고 나가면 승산이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팀에 해당되는 얘기다. 시즌 초반 판도가 재밌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이 시즌 초반을 강조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선수 시절뿐만 아니라 코치를 거치며 시즌 초반의 흐름이 레이스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수차례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넥센 코치 시절 줄곧 성적이 좋았던 것은 시즌 초반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초반에 안 풀리면 패배의식이 길어진다. 발버둥 쳐도 안 되더라. 그래서 초반에 치고 나가야 한다.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모든 팀들이 똑같은 조건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팀이 많기 때문에 강약을 나눌 수 없다. 선수들이 즐겁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어 “개인적으로 ‘어떤 야구를 하겠다’라는 말을 선호하지 않는다. 상황에 맞게 작전을 써야 하는 것이다. 다만, 선수들은 팀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으면 한다. 더 이상 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개개인이 제 역할만 트러블 없이 해준다면, 팀도 성적을 낼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철 감독.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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