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손혜원 옳은일 했다” 변호, 손 의원 “제 뇌까지 파악하고 계시네요”[입장전문]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포 근대문화역사공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변호했다.

황교익은 16일 페이스북에 “인간의 뇌에는 패턴이 존재한다. 동일한 사물과 현상에 대해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지는 것은 이 패턴 때문이다”라면서 “보통 사람들의 뇌에 장착된 패턴으로 손 의원의 일을 인식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옳은 일을 하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손혜원 의원이 주변인들에게 목포의 집들을 사게 하였다. 손 의원은 근대문화재를 일상에 끌어넣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하였고, 이도 그런 일 중의 하나일 것이라는 짐작은 그의 말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면서 “소유 방식으로 봐서도 투기라고 보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황교익은 세상 일을 돈벌이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뇌의 패턴’을 언급했다.

그는 “돈벌이에 불리한 일을 기꺼이 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을 돈벌이에 맞추어 인식하는 패턴을 뇌에 장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절대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손혜원 의원에 대한 비난의 글을 보면서 걱정이 되는 것은, 손혜원 의원이 아니다. 이 사회의 모든 일이 돈벌이와 관련되어 있다는 패턴의 뇌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패턴의 뇌가 많을수록 사회는 각박해진다”라고 비판했다.

손혜원 의원은 황교익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일면식도 없는 황교익선생님. 제 뇌까지 파악하고 계시네요”라고 했다.

[사진 = 페이스북 캡처]

황교익 글 전문

인간의 뇌에는 패턴이 존재한다. 제각각의 패턴이다. 동일한 사물과 현상에 대해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지는 것은 이 패턴 때문이다. 각자의 패턴에 맞추어 세상의 모든 것을 인식한다.

손혜원 의원이 주변인들에게 목포의 집들을 사게 하였다. 손 의원은 근대문화재를 일상에 끌어넣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하였고, 이도 그런 일 중의 하나일 것이라는 짐작은 그의 말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소유 방식으로 봐서도 투기라고 보기가 어렵다. 보통 사람들의 뇌에 장착된 패턴으로 손 의원의 일을 인식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옳은 일을 하였다. 그것도 자신의 돈을 써가며 하였다.

패턴은 사람마다 다르다. 세상의 모든 일을 돈벌이에 맞추어 인식하는 패턴이 뇌에 장착되어 있는 사람들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벌이를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나 한 사람의 모든 행동이 돈벌이에 맞추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를 위해 자신의 돈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돈벌이에 불리한 일을 기꺼이 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을 돈벌이에 맞추어 인식하는 패턴을 뇌에 장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절대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심지어 사회를 위해 자신의 돈을 내놓는 사람에게도 자신이 알지 못하는 돈벌이의 꿍꿍이가 있는 줄 안다.

뇌의 패턴은 바뀌기가 쉽지 않다. 오랜 학습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손혜원 의원에 대한 비난의 글을 보면서 걱정이 되는 것은, 손혜원 의원이 아니다. 손 의원이 그럴 분이 아니라는 것은 자신이 제일 잘 알기 때문이다. 손 의원의 뇌에 장착된 패턴은 사회적으로 건전하다. 걱정은, 이 사회의 모든 일이 돈벌이와 관련되어 있다는 패턴의 뇌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패턴은 돈만이 이 세상의 중심인 것으로 짜여 있다. 이런 패턴의 뇌가 많을수록 사회는 각박해진다. 가뜩이나 힘든 이 자본주의 사회를 더 힘들게 만든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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