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온유, 정말 온유하게 했다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빛인가 어둠인가'

그룹 샤이니 온유의 첫 솔로 앨범은 '보이스'라는 앨범 명처럼 목소리가 주는 힘 하나로 채워졌다. 묵직한 직구가 주는 울림은 어둠을 지나 빛까지 뻗어 나간다.

타이틀곡 '블루'는 사실 앨범 전체에서 가장 마이너하면서도 어려운 곡이다. 대중적이기보다는 다소 난해하면서도 우울하다. 샤이니 온유가 보여줬던 청량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전복시키는 무겁고 다크한 멜로디에 젖어 든다.

그럼에도 온유의 보이스가 주는 힘은 대단하다. 담백하고 정직하게 뻗어 나가는 고음은 자칫 처질 수 있는 곡의 리듬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순수하고 맑은 파장이 어두운 '블루'와 만나 매혹적으로 어우러진다. 온유 특유의 기교 없는 창법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타이틀곡 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또각또각', '사랑이었을까', '어떤 사이' 등을 제치고 '블루'를 택한 건 무모하지만 용기 있는 한 수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대중적인 곡들을 수록곡에 다수 포진하며 친밀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전체적으로 첫 솔로앨범 '보이스'는 따뜻한 사운드와 담백한 가사로 채워져 나갔다. '동네', '거리마다' 등은 온유에게 기대했던 익숙하면서도 다정한 보이스가 돋보이는 곡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블루'의 시적인 가사는 첫 솔로앨범이 주는 특별함을 완성했다. '푸른빛'을 '고독'으로 치환했고, '오늘 낮 반짝이는 바다'가 '이 밤 칠흑처럼' 어두워지는 순간에 주목했다. 조금의 기교도 없는 온유의 목소리가 마치 장송곡을 부르며 울부짖는 듯한 여운을 주는 것은 듣는 이의 착각일까.

오는 10일 입대를 앞둔 온유는 생애 첫 솔로 앨범을 부족함 없이 채웠다. 조용하게 발표하고 또 조용하게 이별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의 '보이스'가 주는 울림은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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