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슨·헤일 포기’ 한화는 이닝이터·좌완을 원했다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과감한 선택이었다. 한화는 장단점이 분명했으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던 키버스 샘슨, 더불어 데이비드 헤일과의 재계약 대신 변화를 택했다.

한화 이글스는 15일 “2019시즌 외국인투수로 호주 출신 우완투수 워윅 서폴드(28), 미국 출신 좌완투수 채드 벨(29)을 영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서폴드는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등 총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벨의 계약 규모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 등 총 60만 달러다. 2018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나란히 뛰었던 서폴드, 벨은 한국 무대에서도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18시즌 활약, 한화가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을 치르는데 공헌한 키버스 샘슨과 데이비드 헤일과의 인연은 지속되지 않았다. 이들이 보여줬던 경기력을 돌아보면, 한화로선 과감한 결단을 내린 셈이었다.

샘슨은 2018시즌 30경기에 등판, 13승 8패 평균 자책점 4.68을 기록했다. 역대 한화 외국인투수 최다승을 남겼고, 194탈삼진을 따내 2012시즌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6년 만에 한화 소속으로 탈삼진 1위를 차지한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장단점은 명확했다. 샘슨은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바탕으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으로 탈삼진을 따내는 능력을 지녔지만, 투구수 조절에 있어선 아쉬움이 남았다. 샘슨은 경기당 103.8개의 공을 던졌지만, 총 159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평균 5이닝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었으며, 결과적으로 효율적이지 못한 투구였던 셈이다.

다만, 샘슨은 1991년생의 젊은 투수다. 보다 성장할 여지가 있는 투수라는 의미다. 한화가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샘슨 영입을 확정지었던 것도 ‘건강하고 젊은 선발투수’였기 때문이었고, 샘슨이 지닌 잠재력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하지만 샘슨은 주자를 내보낸 이후 흔들릴 때가 많았고, 선발투수로서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인 ‘이닝이터’ 면모는 끝내 보여주지 못했다. 탄탄한 불펜진을 앞세워 이와 같은 불안요소를 최소화했지만, 한화가 결국 샘슨을 포기한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헤일도 한화를 떠나게 됐다. 제이슨 휠러의 대체 외국선수로 합류했던 헤일은 정규시즌서 12경기 3승 4패 평균 자책점 4.34를 남겼다. 무난했지만, 정규시즌 막판 4경기에서는 3패만 당했다. 샘슨 대신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분전했으나 이는 헤일이 한화서 치른 마지막 경기가 됐다.

샘슨, 헤일 모두 우완투수라는 점도 한화로선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을 터. 한화 측은 “좌완 선발투수, 보다 안정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갖춘 선발 마운드 구성을 위해 샘슨, 헤일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가을야구’라는 숙원은 이뤘지만, 한화는 또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준수한 KBO리그 데뷔시즌을 치렀던 샘슨, 헤일 대신 신입 외국인투수들로 자리를 채웠다. 서폴드, 벨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보다 높은 무대를 노리는 한화의 기대를 채워줄지 궁금하다.

[키버스 샘슨(좌)-데이비드 헤일.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