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동물농장’ 사람처럼 누워있는 개, 알고 보니 관심 표현?

지난 7일 오전에 방영된 SBS ‘TV동물농장’은 걸핏하면 바닥에 누워 지내는 개의 사연을 소개했다.

제보자의 반려견 오쏠이는 누워 지내는 것이 편하다. 집과 밖을 가리지 않고 바닥에 등을 깔고 눕는다. 개는 배를 보이는 것이 약점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생각해 꺼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쏠이는 정반대다. 많은 개들이 모여 있는 애견카페에서 바닥에 누워 잠을 잤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흉내조차 내기 힘들다.

제보자의 집을 찾은 제작진은 오쏠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세상만사에 초연했던 것과 달리 집 밖으로 뛰쳐나와 제작진을 격하게 반겼기 때문이다. 사실 오쏠이는 두 얼굴의 강아지다. 제보자는 “오쏠이가 눕는 타이밍을 모르겠다. 기분이 좋아도 눕고, 안 좋아도 눕고, 귀찮을 때도 눕는다”고 말했다.

한번 누우면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몇시간도 누운 자세를 유지한다. 일단 한번 누우면 요지부동이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 해도 미동조차 않는다.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채로 잠을 자기도 한다. 오쏠이가 눕기 시작한 것은 육아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1년 전 생에 처음으로 새끼를 출산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잠시 뒤로 누웠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그 이후로 눕는 것이 예측불허의 버릇으로 남은 것이다.

오쏠이는 남편 망또와 함께 놀다가 궁지에 몰리자 또 다시 바닥에 드러누웠다. 산책을 하면서 힘에 부치자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목욕을 하기 위해 샤워기를 틀자 싫은 표정을 짓더니 바닥에 그대로 누워 버렸다. 모든 감정 표현을 눕는 것으로 해결한다.

다행이 오쏠이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다. 오쏠이의 상태를 확인한 교수는 “몸에 이상이 없다면 정서적 요인 혹은 다른 이유로 보인다. 특별한 아파서 그런 것은 아니고 이 자세를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인이 좋아하면 개는 기절한 척도 한다”며 제보자와의 관계를 원인으로 꼽았다. 제보자가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쏠이가 걸핏하면 눕는 것은 주인과의 유대감이 한 몫 했다. 제보자는 오쏠이가 어렸을 때부터 눕는 자세를 취하면 예쁘다고 칭찬했다. 또 혼이 날 때 오쏠이가 바닥에 누우면 귀엽다고 웃으면서 넘어갔다. 우연한 계기로 ‘긍정 강화’ 훈련이 이뤄진 것이다. 긍정 강화는 주인이 원하는 행동을 할 때 개에게 좋아하는 것을 보상으로 주는 훈련법이다. 오쏠이는 누움으로써 가장 좋아하는 주인의 사랑을 얻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눕는 것은 경험으로 체득된 독특한 습관일 뿐 몸과 마음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었다. 교수는 “이걸 꼭 바꿔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 해부학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SBS ‘TV 동물농장’화면 캡처]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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