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銀' 박상영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아팠다"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후광 기자] 박상영(23, 울산광역시청)이 부상 투혼을 발휘했지만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금메달에 도달하지 못했다.

박상영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에페 결승전에서 카자흐스탄의 알렉사닌 드미트리에게 12-15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 도중 부상 변수가 발생했다. 1-4로 뒤진 상황서 우측 무릎에 통증이 생기며 한 동안 치료의 시간이 필요했다. 박상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14초 전 12-13까지 따라붙는 등 투혼을 발휘했다. 그러나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종료 직전 상대에게 연속 실점하며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다음은 박상영과의 일문일답.

-현재 몸 상태는.

“진정된 상태다. 조금 지나면 더 괜찮아질 것 같다.”

-부상으로 아쉽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경기 전부터 살짝 부상 조짐이 보였는데 그게 경기력에 지장이 간 건 전혀 없었다. 카자흐스탄 선수가 나보다 더 기량이 좋아 경기가 어렵게 풀렸다.”

-결승전 가장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간 부분이 있었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했으면 지금과는 다른 경기력이 나왔을 수도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선배님들이 좋은 결과가 내셨는데 선배님들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아직 단체전이 남아있다. 몸 상태 회복 계획은.

“무릎, 근육 경련 때문에 경기력에 지장이 생기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경기 후반부 2년 전 감동이 재현될 뻔 했는데.

“어떤 각오를 갖고 플레이할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다시 말하지만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래 잘했던 선수였고 몸이 안 좋아 졌다고 하면 그 선수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내가 이겨왔던 선수들에게도 배려가 아니다.”

-그래도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메달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메달을 땄기 때문에 좀 더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아시안게임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야할 이유가 생겼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리우올림픽 금메달 말고는 좋은 커리어를 지닌 선수가 아니다. 이번 아시안게임 은메달도 충분히 값지다. 아쉬움이 남지만 단체전이 남았다. 단체전 금메달로 득이 되는 스펙을 만들도록 하겠다.”

-오늘(19일)도 마지막에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웠는가.

“유감스럽게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팠다.”

[남자 펜싱 박상영이 19일 오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에페 결승서 드미트리 알렉사닌(카자흐스탄)에게 패배한뒤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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