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단일팀' 코리아, 대만에 연장서 패배…로숙영 32점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후광 기자] 남북단일팀이 대만에 무릎을 꿇었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코리아)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X조 예선 2차전에서 대만에 85-87로 패했다. 코리아는 조별리그 1승 1패, 대만은 2승을 기록했다.

코리아는 지난 15일 인도네시아와의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108-40 대승을 거두며 남북단일팀 사상 첫 승리를 거뒀다. 대만은 조별 예선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힌다. FIBA(국제농구연맹) 랭킹 상 한국(15위)이 대만(52위)에 크게 앞서 있지만 지난달 윌리엄 존스컵에서 대만A 팀에 패배를 당한 기억이 있었다. 대만은 이번 대회에 당시 A팀 멤버를 대거 포함시켰다.

2연승을 노린 코리아는 박혜진, 장미경, 임영희, 김한별, 로숙영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북측 선수로 장미경과 로숙영이 포함됐다.

코리아는 로숙영의 스틸에 이은 박혜진의 속공으로 산뜻하게 1쿼터를 출발했다. 외곽 야투율이 저조했지만 로숙영이 지난 인도네시아전과 마찬가지로 포스트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장미경 역시 1번 임무를 충실히 수행. 아쉬운 마무리 속 10-5 리드서 12-14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김한별-임영희의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코리아는 1쿼터 종료 직전 대만의 공격을 막아내며 23-21로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로숙영은 1쿼터 팀 최다인 10점을 혼자 책임졌다.

2쿼터 초반 대만의 외곽 공격에 고전하며 25-29 열세에 처했다. 장미경 대신 슛이 좋은 강이슬 투입했지만 코리아의 야투율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로숙영을 향한 상대의 집중 견제와 단조로운 공격에 27-36까지 끌려갔던 터. 코리아는 전반전 종료 2분 30여초를 남기고 장미경의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이후 37-43에서 박혜진이 경기 첫 외곽포를 터트리며 40-43으로 따라붙은 채 2쿼터를 마쳤다. 박혜진의 3점포는 8차례 시도 끝에 나온 코리아의 값진 첫 3점슛이었다.

3쿼터 들어 코리아의 슛이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임영희와 김한별이 장기인 미들슛의 맛을 봤고, 47-51에선 박혜진이 다시 귀중한 3점슛을 신고했다. 안정적인 조직력을 자랑하던 대만은 턴오버로 잠시 흔들렸다. 코리아는 전방부터 압박을 가하며 이를 이용했다. 다만, 로숙영이 3쿼터 3분 38초를 남기고 파울 트러블에 걸리며 전력에 누수가 생겼다. 코리아는 김한별로 로숙영의 공백을 메우며 58-59 한 점차 열세 속 3쿼터를 마무리했다.

코리아는 김한별-임영희의 연속 득점으로 4쿼터 포문을 열었지만 대만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한 채 4분 30여초를 남기고 65-69로 끌려갔다.

그러나 코리아에는 로숙영-김한별 콤비가 있었다. 경기 후반부 6점 차 열세에서 로숙영이 69-71 추격을 이끌었고, 28초를 남기고 김한별이 골밑에서 71-7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71-73에서 김한별이 귀중한 득점인정반칙을 얻어냈지만 자유투가 불발되며 경기가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연장에서도 로숙영-김한별의 포스트는 단단했다. 다만, 대만의 정확도 높은 미들슛에 여전히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연장 종료 2분여를 남기고 79-84로 끌려간 코리아. 다시 로숙영이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끝내 3점 차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로숙영은 이날 팀 내 최다인 32점을 올리며 에이스로서의 입지를 굳혔지만 패배에 빛이 바랬다. 김한별은 26득점으로 지원사격했다.

코리아는 오는 20일 인도와 예선 3번째 경기를 갖는다.

[코리아(첫 번째), 로숙영(두 번째), 김한별(세 번째). 사진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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