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올바른 먹거리와 적당한 운동으로 키워야 살이 찌지 않는다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동물농장, 견공을 살찌운 앵무새의 정체는?

지난 22일 방영된 SBS ‘TV동물농장’은 말하는 앵무새 초롱이와 불도그 구찌의 위험한 동거 이야기를 소개했다.

구찌는 누워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다른 강아지들이 구찌를 뛰어넘느라 밟아도 시종일관 누워 지냈다. 사람처럼 개도 살이 쪄서 몸을 가누기 힘들어지면 만사가 귀찮아져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출렁이는 뱃살 때문에 주인은 인근 주민에게 “웬 돼지를 키우냐”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바닥에 누워서 지내던 것은 아니었다. 주인의 증언에 의하면 구찌는 불과 1년 사이 몸무게가 12kg이나 늘어났다. 원래는 20kg대의 날씬한 몸매였지만 지금은 40kg을 넘보는 비만견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구찌는 주인이 밥을 먹자고 부르는 소리에 작은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일반적인 비만견이라면 먹을 것에 물불을 가리지 않아야 정상이지만 구찌는 먹거리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 앵무새 초롱이의 완전한 사육

식탐이 없던 구찌를 살찌운 것은 다름 아닌 앵무새 초롱이었다. 자신이 먹은 것을 게워내 구찌에게 끊임없이 먹이다 보니 살이 찐 것이다. 초롱이는 구찌에게 밥을 먹인 뒤 “다 먹었어? 맛있어? 아 예뻐”라고 칭찬을 하거나 근처에서 쉬고 있는 개들을 위협해 내쫓으며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주인은 초롱이의 기이한 행동 때문에 구찌가 살이 쪘다고 생각해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시선을 거두면 몰래 다가가 밥을 먹여 결국 구찌는 속수무책으로 살이 쪄버렸다. 초롱이는 구찌를 향해 단순한 사랑을 넘어 집착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초롱이는 파양을 당하면서 지금의 주인에게 오게 됐다. 처음에 적응을 못 해 다른 개들에게 물려 죽을 뻔한 위기를 맞이했는데 이때 나서서 초롱이를 구한 것이 구찌였다. 이때부터 이상한 동거가 시작됐다. 구찌를 비만으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구애 행동이었다. 구찌는 먹이를 맛있게 먹었을 뿐이지만 초롱이에게는 이 모습으로 하여금 사랑을 받아줬다고 믿게 만든 것이다.

◆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

초롱이는 뉴기니아 앵무새로 다른 앵무새들처럼 채식주의자다. 야생에서 주로 씨앗이나 견과류, 열매, 과일 등을 먹고 산다. 초롱이는 카스텔라, 비스킷, 달걀노른자, 견과류 등을 먹는다. 불도그인 구찌에겐 비만을 유발하는 고 열량 식단일 뿐이다.

특히 앵무새들이 주로 먹는 견과류는 주의해서 먹여야 한다. 호두는 발작을 일으키고 마카다미아는 알려지지 않은 독성이 포함되어 있다. 땅콩, 캐슈너트 등 개에게 이로운 견과류도 있다. 그러나 이들도 다량 섭취하면 알레르기 반응이나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급여량에 주의해야 한다.

개는 잡식으로 알려졌다. 육식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간혹 채식만을 고집하는 개도 있어 잡식으로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비율에 차이가 있을 뿐 개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사료의 영양성분에도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생식이나 자연식에는 항상 동물성 단백질이 포함돼 있다. 식물성 단백질만을 섭취하면 체내 영양소 결핍을 야기할 수 있다.

또 매일마다 자신의 먹이를 토해내서 구찌를 먹이는 초롱이에게도 영양소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제작진은 서로에게 좋을 것이 없는 이 위험한 동거를 끝내기 위해 초롱이가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 맹금류의 이미지를 활용한 충격요법과 격리를 시도했다. 한편 초고도 비만견이 된 구찌는 다이어트를 위해 수영 교육을 받았다.

[사진=SBS ‘TV 동물농장’ 화면 캡처]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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