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웃는 남자', 놓치면 후회할 무대·음악·메시지 삼박자 [MD리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웃는 남자'가 무대, 음악, 메시지 '삼박자'를 완벽히 만족시킨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세계적인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스스로 "이 이상의 위대한 작품을 쓰지 못했다"고 꼽은 소설 '웃는 남자 L’Homme qui rit'(1869)를 원작으로 한 작품.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사회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다.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의 두번째 창작 뮤지컬인 '웃는 남자'는 공연 전부터 제작비 175억을 투자해 만든 올해 유일한 대극장 창작 뮤지컬로 관심을 모았다. 박효신, 엑소 수호, 박강현, 정성화, 양준모, 신영숙, 정선아, 민경아, 이수빈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심은 계속됐다.

큰 기대 속에 준비된 작품인 만큼 뚜껑이 열리고, 큰 기대는 곧 만족이 됐다. 관객들이 뮤지컬을 관람할 때 바라는 볼거리, 들을 거리, 생각할 거리를 완벽하게 채우고 있기 때문.

'웃는 남자'는 시작부터 압도적인 무대로 몰입도를 높인다. 최첨단 무대 기술과 적절한 영상, 소품으로 무대의 공간을 더 깊고 넓게 표현하는 효과를 냈고, 독창적인 무대 디자인, 화려한 배경과 배우들의 의상 및 분장은 17세기 영국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 그레고리 포플릭(Gregory A. Poplyk), 분장디자인을 맡은 김유선의 베테랑다운 실력이 돋보인다. 이야기를 살리기 위해 과하게 표현되면서도 결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곳곳에 웃는 남자 그윈플렌을 표현하는 장치 역시 시선을 모은다. 그윈플렌의 찢어진 입을 무대 디자인으로 승화시켜 작품의 전체적인 소재 및 분위기를 설명한다.

'웃는 남자'의 음악 역시 보는 재미에 이어 듣는 재미를 더한다.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작곡, 프랭크 와일드혼과 환상의 콤비로 알려진 잭 머피(Jack Murphy)가 작사를 맡은 가운데 어렵지 않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넘버가 돋보인다.

제이슨 하울랜드(Jason Howland), 김문정 음악 감독의 풍성한 음악은 각 상황에 적절한 메시지를 토해낸다. 감미롭다가도 폭발적인 음악은 배우들의 가창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물론 각 인물의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 또한 명확하다. EMK가 2013년부터 5년 간 공을 들여온 작품인 만큼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를 필두로 로버트 요한슨(Robert Johanson)이 대본과 연출을 맡아 빅토르 위고의 명작을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작품은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묘하게도 현 시대와 이어진다. 때문에 작품이 비판하는 사회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에 깊은 공감이 가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서도 깊게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배우들의 연기와 가창력 역시 '웃는 남자'를 완벽하게 만드는데 한 몫 한다. 배우들의 역량이 무대, 음악, 메시지의 삼박자를 완벽하게 만든다.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시간 170분. 오는8월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9월 4일부터 10월 28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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