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식샤3' 서현진의 죽음, 제작진의 판단미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식샤를 합시다2'의 여주인공 백수지(서현진)가 결국 죽었다. 제작진은 어떤 큰 그림을 그린 것일까.

지난 17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극본 임수미 연출 최규식 정형건) 2회 말미에는 구대영(윤두준)이 꽃다발을 들고 무거운 표정으로 어딘가를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짝사랑을 했던 이지우(백진희)는 우연히 다시 그와 이웃사촌으로 살게 됐고 그가 어딘가로 가는 모습에 "여자친구 만나러 가나보네"라고 말했다.

만나러 가는 것은 맞았지만 납골당이었다. 여자친구 백수지가 죽은 것. 지난 2015년 4월 방송된 '식샤를 합시다2'에서 돌고 돌아 어렵게 만난 대영과 수지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고, 시청자들의 많은 호평이 이어졌다.

당시 수지는 뭘 해도 되는 일이 없는 짠내 캐릭터로 등장했는데, 여기에 다이어트에 매번 실패하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었다. 특히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의 가장 큰 핵심인 '먹방'을 누구보다 더 열심히, 맛있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날 수지는 결국 죽었다는 것이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으로 이어졌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전작 주인공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전작 주인공을 꼭 죽여야했나"라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번 시즌3는 '비긴즈'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나설 것을 예고했던 바, 시리즈 중 가장 젊었을 때로 회귀하면서 새로움을 꾀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그동안 시리즈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제작진은 수지를 사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 것에 대해 대영의 성장과 치유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지만 시청자들은 그로 인해 오히려 상처를 받았다.

'비긴즈'로 새롭게 나서기 위한 '식샤를 합시다3' 제작진의 결단은 오히려 자충수가 될 지 모른다. 시청자들에게는 대영의 옆에 이지우가 아닌 백수지의 모습이 익숙하다. 갑작스러운 스토리 진행 라인 속에서 백진희의 어색한 사투리 연기와 모든 것이 민폐 캐릭터인 이서연(이주우) 등 캐릭터들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백진희에게도 전작 여주인공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지게 됐다.

결국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는 기존 시청자들에게 좀 더 배려했어야, 친절했어야 했다.

[사진 = tvN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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