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김지우 "꿈의 작품, 아직도 현실감 없어요"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김지우에게 뮤지컬 '시카고'는 꿈의 작품이었다. 10년 전 '시카고'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이미 드러냈을 정도로 '시카고'를 갈망했다. '시카고'를 만나기까지 딱 10년이 걸렸다. 그래서 더 소중하고, 감사하다.

뮤지컬 '시카고'는 재즈의 열기와 냉혈한 살인자들이 만연하던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당대 최고 배우 벨마 캘리와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코러스 싱어 록시 하트가 살인사건으로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김지우는 극 중 록시 하트를 연기한다.

공연이 중반을 넘어갈 때 만난 김지우는 "할 때마다 너무 재밌다. 중반을 넘겼는데도 아직까지도 현실감이 없다. '내가 하고 있는게 진짜 맞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운을 뗐다.

그는 '시카고'에 대해 "굉장히 하고싶었던 작품"이라며 "여자 배우들이라면 다 한번씩은 해보고 싶어하는 작품이지 않나. 여배우 투톱으로 끌고 나가는 공연이 흔치 않은데 '시카고'는 러브라인도 없고 여자들의 파워가 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해되고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밝혔다.

"작품 자체가 내용이 너무 탄탄해요. 음악이나 안무 같은 경우도 다른데 한눈을 팔거나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딱 맞아 떨어지죠. 잘 만들어진 공연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다 하고싶어 하는데 그 공연을 하고 있으니 너무 영광이죠. 정말 꿈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매일매일 시간 가는게 아까울 정도예요."

10년간 갈망했던 작품이니 공연 전 연습부터 뜻깊을 수밖에 없었다. 꾸준히 이어져온 공연에 이미 많은 배우들이 거쳐갔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을법도 했지만 오히려 연습을 시작한 후에는 부담감이 없었다고.

그는 "연습 전 초반에는 부담감이 있었다. '어떡하지' 했는데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 너무 재밌더라"며 "안무 때문에 몸이 힘들긴 했지만 '나도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새로운 걸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스태프, 동료 배우들이 가능성을 열어주셨다"고 말했다.

"연습 때 기운이 너무 좋아요. 에너지 넘치죠. '시카고'는 정말 핫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2004년 런던에서 '시카고'를 처음 봤을 때도 그랬어요. 충격이었죠. 무대 전환도 없고 밴드도 무대 위에 올라와 있고 의상 체인지도 없는데도 너무 화려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너무 신기했죠. 정말 배우들의 온전한 재능으로 해야하는 거라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이 느낌 도대체 뭐지?' 했어요."

런던 공연으로 처음 '시카고'를 접한 이후 한국 공연도 보게 되면서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더 커졌다. 여러가지 상황이 맞지 않아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시간이 흘렀기에 10년간 품었던 마음은 그야말로 무대에서 터졌다.

"'시카고'는 느슨하게 갈 수 없어요. 긴장감을 갖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지죠. 타이트하게 잘 짜여진 상황에 저희가 조금만 더 MSG를 첨가하면 더 재밌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작품이에요.(웃음) 그런 순간들 자체가 너무 재밌게 잘 짜여져 있어서 관객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김지우는 극중 언론 및 대중의 관심을 이용해 살아가는 록시 하트를 보며 자신의 연예계 생활을 떠올리기도 했다. "록시 하트가 모놀로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허탈하게 '갔어. 다 가버렸어'라고 할 때 공감간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걸 열일곱살 때부터 너무 격하게 공감하며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그 장면을 보면 '그래, 맞아' 한다"고 털어놨다.

"사람들이 록시를 좋아하다가 나중엔 '록시가 누구였더라?' 이러는데 저도 겪어봤어요. 5년 정도 방송을 안 하고 뮤지컬을 하다보니 '김지우 누구지?'라는 말도 들어봤죠. 근데 연예계 활동하는 저한테만 해당 되는게 아니라 인생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한테 적용이 되는 장면들이라고 생각해요."

김지우는 언론과 대중의 관심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다. "사실 아이러니한데 관심을 너무 많이 받아도 무섭고, 많이 받지 않아도 무섭다"고 전했다.

"사실 댓글 같은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 살았는데 결혼하고나서 남편,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저로 인해 같이 나오게 되니까 신경 쓰이더라고요. 사실 이게 양날의 검이에요. 관심을 받아도 무섭고 안 받아도 무섭죠. 잊혀지는 것도 무섭고요. 하지만 제가 선택한 인생이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항상 고민은 있죠. 그래서 '시카고'에 더 공감이 가요."

뮤지컬 '시카고'. 공연시간 150분. 오는 8월 5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MD인터뷰②]에 계속

[김지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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