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김지우 "결혼후 마음 편해져, 워킹맘 힘들지만…" [MD인터뷰③]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②]에 이어

데뷔 18년차. 19세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던 배우 김지우는 어느덧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배우 활동 역시 현재 진행중. 현재 뮤지컬 '시카고'에 출연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행복지수는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런 김지우에게도 슬럼프는 물론 있었다. "오히려 결혼하기 전이 마음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뗀 김지우는 "결혼 전 금전적으로 불안정하고, 결혼 후 금전적으로 안정이 되고 이런 게 아니라 작품 활동에 대한 불안함이 없어졌다"고 고백했다.

"저는 항상 작품을 하고 있으면서도 '이 작품 끝나고 다음 작품 없으면 어떡하지? 나는 연기를 하고 싶은데 잊혀지면 어떡하지? 아무도 찾는 사람 없으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이 있었어요. 그래서 현재 하는 작품을 즐기면서 했던적이 없었죠. 장기 공연을 하고 드라마도 하고 있으면서도 '다음에 뭐가 없으면 어떡하지?', '왜 섭외가 안 들어오지' 같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 고민들이 중압감으로 느껴졌는데 남편을 만나고나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김지우는 남편 레이먼킴을 보며 그간 자신이 즐기지 못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셰프인 레이먼킴은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하는 스타일. 그 모습을 본 김지우는 '내가 다음 작품이 없더라도 자기 개발을 하며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만들면 되는데 내가 왜 이렇게까지 집착하고 못 즐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남편 덕분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저희 남편은 굉장히 자기 개발에 신경을 많이 쓰고, 항상 책을 읽으면서 배우려고 노력해요. 남편한테 고마운게 그걸 보고 많이 배우고 마음의 여유를 찾았어요. '안 되겠다. 나도 이제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갖고 나를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하며 극복했죠."

김지우는 "남편으로 하여금 내가 하고싶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법을 배웠다. 놓치고 살았던 것을 깨달았고 그에 대한 감사함을 남편이 느끼게 해줬다"며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 아이 건강하게 잘 크고 있고, 부부가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잘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이다. 그 행복을 결혼하고나서 알게 됐다. 그 전에는 몰랐다"고 밝혔다.

2013년 결혼해 이제 결혼 6년차. 아이는 다섯살이 됐다. 김지우는 "요즘 사람들이 '결혼하고나서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예전에는 공격적이고 예민해 보이고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는 사람 같았는데 이제는 온화해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어쨌든 결혼 전에는 '이만큼 해야겠다' 하는게 있었는데 오히려 결혼하고나서 조금 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육아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너무 힘들다. 두배가 아니라 열배로 힘들어요. 근데 그렇게 힘든 와중에 내가 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더 크죠. 그래서 저의 자존감이 더 높아질 수 있고요."

김지우의 자존감이 높아지는데는 남편을 비롯 가족들의 역할도 크다. 레이먼킴과 그의 시부모님들은 항상 김지우의 일을 존중해준다. 레이먼킴은 어머니, 아버지에게 "며느리가 하는 이 뮤지컬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시부모님 역시 "정말 대단하다"고 말해준다고.

"제 직업 자체를 존중해주니 제 자신감은 더 배가 되고 자존감도 배가 돼요. 그래서 요즘 공연을 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요. 즐기면서 하게 되죠. 결혼하고 육아를 하며 제가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여유가 생기면서 생각도 조금 더 넓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직 배울게 더 많고 멀었지만 그래도 뭔가 열어놓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된 것 같아 다행이에요."

워킹맘인 김지우는 활동을 하며 아이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되리라 다짐한다. 엄마가 뮤지컬배우인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아이를 보면 일할 때는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하면서도 책임감은 더 커진다.

그는 "워킹맘, 전업주부 다 정말 힘들다. 나는 둘 다 해봤기 때문에 안다"며 "하지만 아이에게는 에너지 넘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힘든 모습만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아이와도 최선을 다 해 놀아주려 한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해 할 수 있으면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지금 제가 '시카고' 록시 하트 역을 맡을 수 있는 것도 운이 너무 좋았죠. 그렇기 때문에 이 운을 허투루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요. 더 잘 해야 하죠. "

가족들에게서 행복감을 느끼고 그토록 원하던 공연을 하고 있기에 김지우는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김지우 씨. 되게 의외인데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호평을 얻고 있고, 김지우 본인 역시 달라진 자신을 느끼며 자신감을 얻고 있는 만큼 더 열심히 하고싶은 마음이 크다.

"'시카고'는 제게 정말 큰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전한 김지우는 "'시카고'로 하여금 또 다시 정말 배우라는 타이틀을 다는데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털어놨다.

"저는 공연을 놓을 수 없어요. 너무 재밌어요. 놓치고 싶지가 않죠. 관객들의 반응도 너무 신나요. 정말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시카고'를 보시는 분들이 제 에너지 자체를 받아 가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인데 좀 자제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그게 이제 와서 막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에너지들을 같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보고나면 기분 좋아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런 사람이 되고싶고요.

뮤지컬 '시카고'. 공연시간 150분. 오는 8월 5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김지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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